지역 자생 시민단체들
현수막 100여개 내걸어

`불출마 선언을 철회해주세요!`

지난달 30일부터 최양식 경주시장의 3선 불출마 선언 철회를 요구하는 플래카드가 경주시내 교통요지에 내걸려 시민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사진> 경주지역 자생 시민단체들이 각 읍면동에 내건 플래카드는 100여 개에 이른다. `경주의 발전을 위해 불출마 선언을 철회해 달라`는 게 요지다.

이를 두고 시청 주변에서는 “최 시장이 자신을 지지해온 최측근들과도 이번 불출마 선언과 관련해 전혀 상의가 없었음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며 여러 억측이 나돌고 있다.

연휴직전 차기 불출마를 선언한 최 시장은 추석 연휴기간동안 시청 종합상황실과 교통·청소 등 비상근무 중인 직원들을 격려하면서 시정을 챙기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KTX 신경주역에서 고향을 찾은 귀성객들을 맞는가 하면 보문단지 등을 돌며 관광객들에게 경주를 홍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불출마와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는 입을 굳게 닫았다. 최 시장의 불출마 선언의 배경을 듣기 위해 연휴기간 접촉을 시도했으나 끝내 말문을 열지 않았다. “그 얘기라면 연락하지 말라”는 한마디만 했다.

측근들은 최 시장에게 “경주복합스포츠단지 건설에 필요한 500억원 예산 확보가 절실하다”며 불출마선언의 철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 시장이 불출마 의사를 처음으로 비친 것은 지난 8월로 전해졌다. 측근과의 대화 도중 3선 도전에 대해 불출마의사를 밝혔으며 이 측근은 부인과 상의한 뒤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했다는 것.

특히 궁금한 불출마선언 배경에 대해 색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시중에 나도는 억측과 달리 재임기간 경주시를 문화도시를 만드는데 일조하며 `문화시장`이라 불려왔으나 경주시의회가 최근 열린 제227회 임시회 예결위에서 `아시아스타 아시안컵 in 경주` 행사를 위한 도비(특별재정교부금) 2억원과 제2동궁원 조성사업비(9억9천370만원) 등 문화체육 활성화를 위한 8개 사업 예산 14억원을 전액 삭감한데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주시가 추진하는 사업에 사사건건 반대만하는 시의회와 갈등이 불출마선언의 출발점이라는 것. “차기 경주시장이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경주시의회와 마찰을 줄이고 경주시의 발전을 위해 최 시장이 모든 것을 내던진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이다. 시의회 본연의 자세인 시정 견제는 없고 시의원 개개인이 요구하는 것을 시장이 들어주지 않으면 담당부서의 모든 예산을 무조건 삭감하고 보는 의원들의 의정 행태에 대한 불만이 크게 반영됐다는 것.

불출마 선언후 항간에 나도는 특정후보 지지설과 관련해 최 시장은 “추석 연휴기간 차기출마 후보들이 행사장에서 얼굴을 알리고 마음껏 선거운동을 하도록 배려한 것”이라며 “철저하게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측근들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주/황성호기자

    황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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