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경영으로 수년간 적자 운영됐던 대구의료원을 경영할 신임원장이 내정된 것으로 발표됐다. 대구시는 경북대의학전문대학원 유완식 교수를 차기 대구의료원 원장으로 내정하고 이달 중 대구시의회의 청문회를 거쳐 임기 3년의 원장직을 수행토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구의료원은 대구시가 예산을 지원하는 대구시 산하 공공기관이며 대구의 유일한 공공의료 서비스 기관이다. 민간 의료기관과는 달리 공공의료 서비스 확대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병원으로 우리 지역 사회의 취약계층 및 소외계층의 의료 보건을 담당하는 대표적 공공의료기관이다.

이런 공공성 때문에 대구의료원의 경영이 적자가 나더라도 불가피성이 인정되기도 한다. 그러나 저소득층을 위한 공익 목적으로 발생하는 불가피성이 아니고 경영을 방만히 하거나 무책임한 부분이 있다면 이는 분명히 밝히고 바로잡아 나가야 할 문제다.

대구의료원은 지난 수년간 방만한 경영이 있었던 것으로 대구시의 감사 등을 통해 이미 확인됐었고 문제 제기도 몇 차례 있었다. 경영적자 폭도 2014년 8억 원, 2015년 21억 원, 2016년 35억 원 등으로 매년 늘어났다. 대구시 특정감사에서 2013년 12건을 지적받았고, 2014년에는 35건의 지적과 44명에 대한 징계요구를 받기도 했다. 또 지난 5월 22일부터 6월 5일까지 실시한 대구의료원에 대한 대구시의 감사에서 또다시 무더기 지적사항이 쏟아져 나왔다. 31건의 지적사항과 함께 26명의 임직원 징계 요구가 있었으며, 잘못된 예산 910만5천원을 회수 조치토록 한 것이다.

이 정도쯤이면 대구의료원의 운영은 매우 부실하고 방만했음을 인정해야 한다. 관리 감독해야 할 대구시가 그동안 과연 무엇을 하였는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전임 원장의 업무추진비가 불투명하게 사용된 것이나 규정에도 없는 실적수당을 의사들에게 지급한 것 등은 공기업 관리의 허점을 드러낸 일이다. 또 실적수당 지급과정에서 인사급여 담당의 책임자를 배제한 것 등은 당연히 책임을 물어야 할 내용이라 할 수 있다.

그 밖에도 많은 부당한 사례가 적발됐으나 대구시가 어물쩍 덮고 넘어간 듯한 느낌이 있어 이제부터라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신임 원장 선임이 내정된 단계에 온 만큼 대구의료원의 각종 문제점을 드러내 그에 대한 대책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대구시민의 세금이 부실경영을 막는데 고작 사용되는 허무한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신임원장의 경영혁신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대구시는 대구의료원 경영의 신뢰 회복을 위해 신임 원장에게는 책임경영을 요구하고 책임 경영을 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신임 원장 선임을 계기로 대구의료원의 경영이 하루빨리 정상화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