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상황이 심상찮다. 소비와 투자·건설·생산 등 경제를 키우는 주요 성장 지표들이 지난 8월 중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대구·경북지역 중소제조업의 10월 중 체감경기도 어두울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 경제정책은 미·일·중 등 주요 국가의 흐름을 전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소비와 투자가 함께 줄어들면서 경기회복 불씨가 꺼지고 있다는 비관마저 나온다. 획기적인 정책전환과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제가 온통 뒷걸음질치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다르면 8월 중 소매판매가 전달 대비 1.0% 감소했고, 설비투자가 0.3%, 건설수주가 3.4%씩 줄었다. 반도체를 뺀 산업생산 증가율과 제조업 가동률 역시 마이너스였다. 지난 7월 1.0% 증가했던 전 산업생산은 지난 8월 다시 0%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도체(12.4%), 전자부품(5.5%) 생산이 겨우 떠받치고 있는 형국이다.

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지역본부가 지난달 28일 대구·경북 중소제조업체 194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7년 1월 지역 중소제조업 경지전망조사`에 따르면 10월 경기전망지수가 전월(86.0) 대비 8.5p 하락한 78.4로 예측됐다. 지역별로는 대구가 78.7로 전월(86.6)대비 7.9p 하락할 것으로 나타났으며, 경북은 77.9로 전월(87.2)대비 9.3p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의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과 일본, 중국 등의 동향을 살펴봐야 한다. 미국은 법인세율을 35%에서 20%로 대폭 내리기로 했다.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을 39.6%에서 35%로 인하하는 `부자감세`도 포함돼 있다. 개편안이 의회에서 확정되면 한국과 미국의 법인세율은 역전된다.

일본은 6년째 규제를 풀어 경제를 살리는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아베 정부는 30%였던 법인세 최고세율을 계속 끌어내려 지난 2016년 23.4%까지 인하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지난달 25일 공동 명의로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기업인의 재산권과 경영권 보호제도 정비·기업인 존중 분위기 조성·경제정책에 기업인 의사 반영 등 괄목할 내용이 많다.

글로벌 경쟁에 직접 노출되는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이 국제적인 흐름과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은 위험하다. 최저임금 인상·통상임금 판결·노동개혁 양대지침 폐기 등 기업부담을 키우는 것이 맞는지 다시 살펴봐야 한다. 복지를 늘리는 새 정부의 정책실험도 규모와 시기의 적절성을 면밀히 재분석해야 한다. `설마 괜찮겠지` 하는 심사로 방관하다가 성장엔진이 완전히 멈춰 서는 날에는 회복불가능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획기적 정책전환으로 위기를 극복해내야 한다. `세상에서 기업하기 가장 좋은 나라`의 기치를 힘껏 올리고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