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길 U-23팀 감독 각오 밝혀
“손흥민은 조건 맞으면 뽑을 것”

▲ 김봉길 신임 U-23 축구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고인이 되신 이광종 선배의 뒤를 이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는 게 목표다. 당장 코치진을 구성하고 대표팀에 발탁할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내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 나설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된 김봉길(51)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은 28일 “감독으로 뽑힐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선임되고 하루가 지났어도 아직 얼떨떨하다”면서 “폭주하는 전화를 받지 못하고 대표팀 꾸릴 생각에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김봉길 신임 U-23 대표팀 감독은 2010년과 2012년 인천에서 두 차례 감독 대행을 맡은 뒤 2012년 시즌 중 정식 감독에 올랐지만 2014년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후 최근까지 초당대를 이끌어왔다.

김 감독은 애초 U-23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거론됐던 최용수 전 FC서울 감독과 설기현 성균관대 감독 등 스타급 지도자들을 제치고 아시안게임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됐다.

그는 “훌륭한 분들이 후보로 거론됐던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 금메달 획득을 지휘했던 이광종 선배가 이뤄놓은 업적에 흠이 가지 않도록 잘 준비해 꼭 아시안게임 2연패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밝혔다.

그는 백혈병으로 투병하다 지난해 9월 끝내 세상을 등진 이광종 감독과 부천 SK의 전신인 유공에서 함께 선수 생활을 했다.

“이광종 감독은 유공에서 5년 동안 동고동락했던 선배로 누구보다 존경하는 분”이라는 그는 “그래서 더욱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겠다는 마음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내년 8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까지는 11개월여가 남아있지만, 내년 1월 중국에서 열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본선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그의 마음은 급하다.

그는 “내일(29일) 대한축구협회에 들어가 회의를 하고 코치진 구성과 선수 선발및 훈련 일정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면서 “팀에 헌신할 수 있는 훌륭한 지도자들로 코치진을 구성한 뒤 전국체전과 대학 U리그 왕중왕전을 찾아 선수들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나이와 상관없이 3명을 뽑을 수 있는 `와일드카드` 후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이제 막 감독으로 선임된 상황에서 특정 선수의 이름을 언급하는 건 조심스럽다”면서 “해당 포지션에서 최고의 기량을 갖추고 있는지와 명단 발표 직전의 컨디션, 팀에 융화할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며 대표 선발 기준을 제시했다.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손흥민(25·토트넘)을 발탁할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손흥민 선수는 현재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선수”라면서도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는 만큼 내년에 대표를 확정할 때 조건을 갖추고 있다면 뽑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김봉길식 축구 색깔`에 대해선 “수비수들에게는 강한 압박을 주문하고, 공격수들이 짧고 빠른 패스로 상대를 압도하는 `토털 사커`를 해보고 싶다”면서 “무엇보다 선수들이 국가대표로서 책임감을 느낄 수 있는 팀 분위기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