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23개 시·군 기초단체장 후보들
긴 연휴 `좋은 이미지` 구축에 안간힘
경산시·구미시는 “조용히 보내기로”

▲ 제7대 지방선거가 내년 6월 13일 치러진다. 지방선거 8개월을 앞두고 사상 최장 연휴기간을 맞았다. 내년 지방선거 출마 예상자들의 추석 민심잡기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제6대 지방선거 유세장에서 후보자들의 선거 유세를 들으며 환호하는 유권자들 모습. /경북매일신문DB

내년 6월 13일 치러지는 제7대 지방선거가 8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추석은 사상 최장 연휴로 내년 지방선거의 민심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추석 연휴가 때이른 감은 있지만 내년 지방선거의 사실상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추석 민심잡기 경쟁에 나서는 경북 23개 시·군 기초단체장 출마예정자들은 어느 때보다 바쁜 추석 연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내 기초단체장 선거의 최대 관심지역으로는 역시 포항을 꼽을 수 있다. 포항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기반이 도내에서 가장 높은 지역으로 문재인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얼마만큼 약진할지 관심거리다.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약세인 경북지역 지지세 확산의 교두보가 될 수 있어 여야간 대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포항시장 출마 예정자로는 한국당 이강덕(56) 현 시장의 재선 도전에 맞서 모성은(54·바른정당) 한국지역경제연구원장, 이창균(59) 바른정당 포항남울릉 당협위원장이 출마채비를 갖췄다.

여기에 민주당 대표주자로 허대만(47) 포항남·울릉 지역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허 위원장은 행정안전부장관 정책보좌관의 공직자 신분에다 개인적인 사정을 들어 아직까지 출마 결심을 미루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내 경쟁력이 가장 앞서 있어 출마에는 이론이 없다는 관측이다. 도지사 출마에 무게를 두고 있는 박승호 전포항시장, 서장은 히로시마 총영사도 변수로 남아 있다.

지난 3년간 포항 발전을 위해 추진한 사업에 대해 시민들의 평가를 받겠다며 일찌감치 재선 도전의사를 밝힌 이강덕 시장의 행보가 가장 활발하다. 이 시장은 이번 추석 연휴 동안 과메기문화관, 미술관과 스틸아트공방, 철강공단 휴일근무자 위문, 소화응급진료실 방문, 농촌 오지 버스투어 등 강행군을 펼칠 계획이다. 모성은 연구원장 역시 용광로 체험, 추수현장 등 농촌지역 방문 등을 통해 민심 잡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바른당 수석전문위원으로 당의 정책입안과 기획 등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이창균 위원장도 추석연휴 기간 지역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안동시는 어느 지역보다 한국당 경선이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3선에 도전하는 권영세(64) 시장, 권택기(51) 전 의원, 권기창(54) 안동대 교수, 김명호(57) 경북도의원, 장대진(57) 경북도의원, 최웅(56) 포항부시장 등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추석연휴 중 열리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주요 행사에 참석해 시민들과 폭넓은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경주지역은 재선인 한국당 최양식(65) 시장을 비롯해 주낙영(56)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 이동우(62) 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 민주당 임배근(63) 동국대 교수, 바른정당 박병훈(54) 전 경북도의원 등이 선거전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추석연휴 엑스포 공원 등지에서 다양한 행사가 이어지게 돼 출마예상자들간 얼굴알리기 각축전이 예상된다.

최 시장과 이 사무총장은 아직 출마에 별다른 의견을 밝히지 않고 있다. 나머지 3명은 지역 각종 행사에 참석하며 얼굴 알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경주는 한국당이 강세를 보이지만 지난 수차례 선거에서 여당 후보가 떨어진 반골 민심이 존재하는 데다가 아직 3선 단체장이 한 번도 나오지 않아 첫 3선 시장 탄생 여부가 흥미롭다.

반면, 경산시와 구미시는 비교적 조용한 연휴를 준비하고 있어 이채롭다.

구미시장 출마 예상자 대부분이 이번 추석 연휴를 조용히 보내겠다고 답했다. 최장 10일까지 이어지는 긴 연휴에 정치적인 활동을 벌일 경우 자칫 이미지 구축에 안좋은 영향을 미칠수도 있다는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봉재 구미시 새마을회장과 김철호 구미형곡새마을금고 이사장, 이규건 서강대학교 교수, 이양호 한국마사회장, 박성도 경북도 비서실장, 채동익 전 구미시 경제통상국장 등이 주요 출마예상자이다.

김봉재 회장은 “모두가 쉬는 기간에 나를 돕는 분들도 같이 쉬어야 되지 않겠느냐”며 “거리에 추석 인사 현수막으로 시민들에게 인사를 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양호 회장도 “고향에서 가족, 친지들과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그동안 만나지 못한 고향 친구들과의 모임 외에는 다른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3선을 노리는 최영조 경산시장은 추석 연휴기간에 별다른 일정을 잡기보다는 시장으로서의 업무에 충실히 한다는 입장이다.

안국중 전 대구시 문화체육국장은 최근 개소한 안국중경제연구소의 다음 포럼을 준비할 계획이다. 공개적인 장소마다 얼굴을 보이는 이천수 경산시의원과 허개열 전 경산시 의장, 황상조 바른정당 경산지부장은 지역의 행사와 출향인사들을 만나는 등 얼굴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상주시는 지난 상주·군위·의성·청송지역구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인구가 가장 많음에도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한데 대한 상실감이 크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당의 공천이 곧바로 당선으로 이어지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을 가능성도 엿보여 출마예상자가 난립하고 있다.

현재까지 상주시장 출마예상자는 이정백(67) 현 시장을 비롯해 강영석(51) 현 도의원, 박영문(61) 전 KBS미디어 사장, 성백영(66) 전 시장, 송병길(61) 전 대구지법 상주지원 사법보좌관, 윤위영(57) 전 영덕 부군수, 정송(62) 전 경북도 기획관리실장 등 7명이 우선 거론되고 있다. 이들 출마 예상자들은 이번 장기간의 추석연휴를 맞아 민심을 잡기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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