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진 “총리의 취수원 이전 협의 제안 거절한 적 없어”
국무총리실 “구미시와 경북도가 난색 보여 회동 무산”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낙연 국무총리가 구미시, 경북도지사, 대구시장과 만나기로 했으나 남유진 구미시장이 거절했다는 얘기가 나온 뒤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남 시장이 거절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면서 사태는 진실게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쟁점은 대구 취수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회동을 누가 거부했는지다.

이 총리는 지난 13일 대정부 질문답변에서 “좋은 시기를 만들어 대구와 구미 지도자들과 만나 현장에서 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양쪽 대표자를 모시고 막걸리라도 한잔하면서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조속히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국무총리실이 대구 취수원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려 했으나 구미시와 경북도가 난색을 보이며 회동이 무산됐다. 이 총리는 21일 대구·경북(TK) 언론인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이런 말을 하면서 구미시와 경북도가 거부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특히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역간 입장 차이가 있어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미 여러 차례 만났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잇는 상태 아니냐”며 “결혼 상대가 죽어도 싫다고 하면 결혼할 수 없는 거다. 구미시의 진심이 뭔지 알고 싶다. 이런 차원에서 총리께서 막걸리 회동을 제안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총리와 김 장관 얘기대로라면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 해결을 위해 중재 노력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남 시장은 이 총리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반발했다. 일부 지역 언론이 남 시장과 경북도지사가 이낙연 총리의 제안을 내쳐 총리의 방문이 연기됐다는 주장을 정면 반박했던 것이다.

남 시장은 25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지난 13일 저녁 이낙연 총리가 대구취수원과 관련해 대구시장, 경북지사 등과 저녁 식사를 함께 하자며 두 날짜를 제시했다”며 “이에 국무총리가 초청하는 자리의 날짜를 내가 선택할 입장이 아니라는 생각에 아무날이나 좋다고 답했으나, 다음날인 14일 오전 이 총리가 사정이 여의치 않아 만남을 뒤로 미뤄야겠다 말해 그렇게 한 것”이라고 했다.

남 시장은 그러면서 “총리가 대구취수원 이전과 관련해 협조를 당부하셔서 14일 오후 5시 김관용 경북지사와 장석춘 국회의원과 긴급회동을 갖고 취수원 이전 문제와 관련해 전향적으로 이 문제를 검토하기로 결정하고 이 사실을 총리 비서실에 직접 통보했다”며 “이 총리의 회동을 거절한 사실이 없음을 다시 한번 밝힌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 총리나 남 시장 가운데 한 명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지역정가에서는 “두 사람을 대질이라도 시켜야 될 것 같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김락현·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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