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 보상 전문
`웅비 노동법률사무소`
포항고 출신 동창 3인 뭉쳐
근로자 권익보호 `의기투합`

▲ 공인노무사에 합격해 지난 5월 포항에서 첫 개업한 웅비 노동법률사무소 노무사 김승재(가운데)씨와 고교 동문 오재현(오른쪽)씨, 최병국씨.

공인노무사에 합격해 고향인 포항으로 돌아온 포항아 3인방의 이야기가 있다.

포항고등학교 동문인 이들은 10년 전 철없던 10대에 만나 30대가 된 지금까지도 여전히 함께 삶을 살고 있다.

최악의 청년실업난 속에서도 3인방은 창업으로 의기투합해 우정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24일 포항시 남구에 있는 웅비 노동법률사무소에서 만난 노무사 김승재(30)씨.

아침부터 밀린 서류를 정리하느라 여념이 없었던 그는 지난 5월 포항에서 개업해 불과 4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전국에서 걸려오는 의뢰인들의 전화와 함께 관련 서류를 찾아보느라 바쁜 나날들을 보내는 중이었다.

“한 분 한 분 의뢰인들의 사건을 해결해주다 보니 지인들 사이에서 소개가 많이 들어옵니다. 바쁜데도 오히려 힘이 납니다.”

영덕에서 태어나 포항고등학교를 졸업한 김씨는 영남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해 지난 2015년 10월 노무사 시험에 최종 합격했다.

이후 서울의 한 노무법인에 소속돼 서울과 강원도에서 2년간 분진, 소음, 암 등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찾아줬던 김씨는 지난 5월 부모가 살고 있는 포항으로 내려왔다.

이 결정에는 당연히 고교시절 포항과의 인연도 한몫을 했다.

특별하게도 김씨의 사무실에는 같은 고교 출신의 동문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오재현(30)씨와 최병국(29)씨는 고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함께 어울렸던 10년지기 친구들이다.

포항이 고향인 두 친구와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해 왔던 덕분에 이제는 눈빛만으로도 서로의 생각을 알 수 있을 정도.

10대에 첫 인연을 맺은 이들은 30대가 돼서도 여전히 삶을 함께 살아가고 있다.

“친구와는 함께 일하지 말란 말도 있지만 저는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워낙 일을 잘하는 친구들이라서 그런지 제가 참 행운아라는 생각이 드네요.”

지난 5월 개업한 웅비 노동법률사무소는 노무사들 중 10%도 되지 않는 산업재해 보상 전문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전국 2천500~3천명의 노무사 중 산재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노무사는 100여명 밖에 되지 않는다.

실무적인 부분이 많아 그만큼 일을 배우기가 어려워 노무사 직업 내에서도 전문직으로 통한다.

산재와 관련한 인과관계를 입증하기도 까다롭다.

하지만 오히려 웅비 노동법률사무소는 산재만 전문으로 다룬다.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직업병 역시 그들의 전문 분야다.

포항이 지역 특성상 공단이 많아 호흡기 질환이나 난청과 같은 고통을 호소하는 근로자들이 많다고 설명한 김씨는 자신의 전문 분야인 만큼 근로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다만, 인근 경주를 비롯해 타지역과 달리 포항은 사업주의 눈치를 보는 경향이 있어 쉽사리 노동법률사무소를 자발적으로 찾는 사람이 적다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산재보상은 정당한 근로 중 발생한 다양한 사고와 질병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겁니다. 시민들이 먼저 자신들이 보상받을 수 있는 정당한 권리를 찾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앞으로 포항에서 근로자들의 권리를 되찾아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젊은이들의 동행은 `기운차고 용기있게 활동한다`는 뜻을 가진 `웅비`처럼 힘찬 날갯짓으로 도약하고 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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