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막말 공방
美 F-15가 호위 `B-1B`는
휴전선 최북단서 무력시위
靑 “北 대화로 유도 위해
한미 긴밀 공조해 움직여”

미국과 북한의 서로를 향한 군사위협이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한 `완전파괴` 연설에 강하게 반발하며 `예방적 선제행동`을 주장하는 등 위협의 강도를 높였고, 미국은 아예 전략폭격기를 북한 동해국제공역에 출격시켜 고강도의 `무력시위`를 펼쳤다.

특히 북한의 6차 핵실험(9월 3일)과 이에 대응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전례 없이 거친 말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자극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자, 김정은은 자신 명의의 첫 성명에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그 와중에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 `불망나니` `깡패` 등으로 칭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미치광이`라고 욕했다.

미국은 `말`에서 그치지 않고 군사위협을 행동으로 옮겼다.

미국 국방부는 24일 `죽음의 백조`라 불리는 B-1B가 전날 밤부터 미국령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발진해 일본 오키나와 미군 기지에서 출격한 F-15 전투기의 호위를 받으며 무력시위를 벌였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 국방부는 “21세기 들어 북한 해상으로 날아간 미군의 전투기와 폭격기를 통틀어 휴전선 최북쪽으로의 비행”이라며 “어떤 위협도 무찌를 수 있는 많은 군사적 옵션을 갖고 있다는 미국의 결의와 명확한 메시지를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추가 도발 시 강력한 응징에 직면할 수 있다`는 대북경고의 성격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움직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 전략자산 전개는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대책 중 하나”라며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전략자산의 한반도 순환배치 확대 합의의 연장선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제사회과 최고의 압박·제재를 통해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나오게 해야 한다는 기조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북한도 군사위협을 멈추지 않고 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우리 공화국 지도부에 대한 참수나 우리 공화국에 대한 군사적 공격 기미를 보일 때는 가차 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정은은 지난 22일 자신 명의로 낸 첫 성명에서 “우리 국가와 인민의 존엄과 명예, 그리고 나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라며 “(트럼프의) 망발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받아낼 것”이라고 위협했고, 리용호 외무상은 북한의 다음 수순이 `태평양 수소탄 시험`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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