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중 기
정년도 걱정할 필요가 없는 평생직장이라
이 공장에는 일흔이 훨씬 넘은 동무들 수두룩하다
무기수의 평생직장이 철창 안이듯
죽음으로 사표를 쓰지 않는 한 철밥통이다
(중략)
우리 연봉은 미리 책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해 강우량과 소비자들의 취향에 따라 달라진다
철저하게 외부요인에 의해 연봉이 책정되므로
우리 제품에는 희망소비자가격이 없다
수많은 직원들이 죽음으로 사표를 썼고 수리되었다
철밥통 이 공장도 구조조정 대상으로 전락되면서
논밭으로 출근하는 햇살과 바람도 낌새가 수상해졌다
농민의 삶의 현실은 갈수록 더 팍팍해지고 힘겨워지고 있음을 농촌현장에서 농사를 지으며 시를 써온 시인의 시를 읽을 때마다 절감하게 된다. 현재 우리 농촌이 처한 현실은 그저 식량 자급이나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FTA로 인해 수입농산물의 범람에 우리 농산물이 설 곳이 없어져가고 있는 현실이다. 죽을 맛의 농촌현실을 고발하는 시인의 절규에 깊이 공감하는 아침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