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조창인의 작품 `가시고기`가 베스트셀러로 인기를 끈 적이 있다. 백혈병을 앓는 어린 아들을 살리기 위해 헌신하는 아버지의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제목에 나오는 가시고기는 암컷이 알을 낳고 나면 수컷이 알을 보호해서 새끼들을 키운다고 한다. 새끼들이 독립해서 떠나게 되면 기력이 다한 수컷은 죽고 만다. 이 소설을 통해 가시고기가 부성애를 강조하는 고기로 일반에 많이 알려졌다.

아버지와 자식의 문제는 천륜의 관계지만 항상 원만한 관계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구세대와 신세대의 개념으로 만날 때가 많다. 아버지의 말씀이 일방적으로 옳다는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 아버지의 생각과 아들의 생각이 달라도 아버지가 아들에게 나의 생각을 강요할 수도 없는 것이 요즘의 세태다.

자식농사가 어려운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그러나 요즘은 자식 농사가 예전보다 더 어려워진 것 또한 사실이다. 사회가 복잡하고 다원화되면서 이해관계도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이 실감 나는 요즘이다.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비극적 부자관계는 조선시대 영조와 사도세자간이 아닐까 싶다. 자식을 뒤주에 가둬 숨지게 한 비정의 아버지 영조의 행위는 가히 엽기적이다. 자식을 죽음으로 몰아갈 바에야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이 옳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정치인들이 자식들의 불미스런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된 아들을 면회하고 온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식은 부모의 거울인데 누굴 탓 하겠냐”고 했다. 모든 일을 자신의 불찰로 돌렸다. 다시 한번 국민께 사죄했다.

자신의 정치적 생명이 위협을 받아도 자식에 대한 책임을 남 탓으로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도 최근 아들의 성추행 문제와 관련해 직접 사과했다. “자식 이길 부모 없다” 했다. 자식에 대한 사랑이야 정치인도 마찬가지 아니겠나. 무자식 상팔자 소리 안 듣게 자식들이 잘해야 될 일이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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