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남부경찰서 소속 두 경찰관이 과로로 순직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0일 포항남부경찰서 장기파출소에 근무하던 고현보 경감이 갑작스레 심장 이상증세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고 경감은 이날 새벽시간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뒤 돌아와 통증 등을 호소하다 병원에 긴급 수송됐다고 한다. 이 보다 앞선 지난 11일에는 같은 경찰서 외사계장 이상록 경감이 하반기 정례사격을 하던 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 치료를 받았으나 3일 뒤 숨졌다.

두 사람의 안타까운 순직 소식을 전해 들은 동료 경찰들의 동병상련의 심정이야 말하지 않더라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동료경찰들은 그들의 순직 사고가 우연한 일이 아님을 전하고 있다. 집회현장이나 민원현장 등에 동원된 뒤 업무에 복귀하면 밀린 업무를 해야 하는데다 야간근무와 당직근무를 끝내고도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그들은 말하고 있다.

최근 국회 행정안전위 더불어 민주당 박남춘 의원(인천남동갑)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서도 이 같은 사실들이 입증되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찰관이 100명에 달한다고 했다. 같은 기간 순직 경찰관도 79명으로 나타났다.

사망 원인별로 살펴보면 자살의 경우 1위가 우울증 등 정신 및 가정 문제였고 직무관련도 40%나 됐다. 순직의 경우는 사망원인 1위가 질병으로 63%를 차지했다. 종합적으로 볼 때 경찰관의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질병을 유발하거나 극한 선택에 이르게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유의되는 것은 순직보다 자살이란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음이다. 경찰관의 직무 환경과 스트레스 유발 요인에 대한 보다 철저한 분석을 통한 대책마련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경찰관은 사회의 공공질서와 안전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우리나라 최 일선의 공적조직이다. 그러면서 이들의 업무는 사회 변화에 따라 꾸준히 증가한다. 범죄의 다양화 등이 원인이다. 경찰관의 직무와 관련한 법적, 제도적 지원은 충분치 않다. 직무환경 개선도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이번 포항남부경찰서 두 경찰관의 순직은 이런 직무환경과 유관한 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나 지역사회의 보다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두 경찰관의 순직이 또 하나의 일과성이 되지 않게 우리 사회가 관심과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경찰조직은 계급구조에 의한 상명하복의 조직이다. 상하 동료간의 소통이 부족할 수 있는 조직이다. 근무시간도 일정치 못한 열악한 환경에 있다. 스트레스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경찰관에 대한 국가차원의 지원은 반드시 필요하다. 동시에 우리사회도 그들을 따뜻하게 맞아줄 애정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