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재 현
눈뜨고 있어야 한다
눈꺼풀이 행여 깜박거리기 전에
당신의 그림자라도 찾아내야한다
오래 눈뜨지 못한다면 한꺼번에
눈부신 빛을 쏟아부어야한다
그 빛이 다 스미기 전에
눈 감기 전에, 도망간 당신의
길모퉁이라도 찾아야한다
빛과 시간 사이에 당신이 있고
시간과 빛 사이에 내가 당신을 찾고 있다
우리는 못 만날 수도 있다
시간도 빛도 순간이다. 시인은 그 찰나적인 매체를 통해 만남과 헤어짐을 읽어내려 하고 있다. 빛과 시간 사이에서 그리운 당신을 찾지만 그리 수월한 일이 아님을 아는 시인은 비록 영원히 만나지 못할지라도 그 찰나의 순간을 놓지 않으려 하고 당신을 끝없이 갈망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