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자금난이 심각하다. 매출 부진에다가 여전히 높은 은행문턱 때문에 머지않은 추석 명절나기가 두려운 상황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1천147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46%가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상의가 관내 63개 기업에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조사대상 29.3%가 담보위주의 대출관행에 대해 `불만족`을 호소했다.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한 근본대책이 시급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28일부터 9월 8일까지 국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한 `2017년 중소기업 추석자금 수요조사` 결과 자금조달 곤란 원인(복수응답)으로는 `매출감소`(69.1%)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서 `판매대금 회수지연`(37.7%), `원자재 가격 상승`(23.1%) 순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이 이번 추석에 필요한 자금은 평균 2억3천910만원으로 지난해(2억310만원)보다 3천600만원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부족한 금액은 6천470만원으로, 필요자금 대비 부족률은 27.1%에 달했다.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이 곤란하다는 응답은 30.6%로 원활하다는 응답(10.4%)보다 20.2%포인트나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29.9%)보다 자금조달여건이 더 안 좋아졌다는 얘기다. 금융기관 거래 시 애로사항(복수응답)은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 대출관행`(37.5%), `신규대출 기피`(28.6%), `고금리`(27.8%), `부동산 담보요구`(24.9%) 순으로 나타났다.

포항상의도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지역기업 63개사를 대상으로 자금사정, 금융 애로상항, 정부 정책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올 상반기의 자금상황에 대해서는 지난해 상반기와 비슷하다는 의견이 55.6%, 나빠졌다는 대답이 33.3%로 나타났고 나아졌다는 기업은 11.1%에 불과했다. 자금사정이 어려운 원인으로는 매출감소, 제조원가 상승, 자금회전 부진, 금융권 대출애로가 차례로 꼽혔다.

금융 애로요인은 정책금리 부족(34.5%), 담보위주의 대출관행(29.3%)이 많았다. 지역 기업들은 어려운 자금사정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역점을 둬야 할 사항으로 정책자금 지원확대(43.3%), 대출금리 대폭인하(32%), 신용대출 확대(14.4%), 신용보증 지원확대(10.3%) 등을 차례로 희망했다.

역대정부들이 하나같이 중소기업 경영환경 혁신을 약속했지만 정부지원금은 늘 어림없고, 은행문턱은 여전히 높고, 대기업들의 갑질은 변함없다.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중소기업 자금난의 이유를 정확하게 찾아내어 하루빨리 혁명적인 쇄신책을 모색해야 한다. `중소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언제까지 사탕발림 정치구호로만 써먹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