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부산과 통영 등 경남 지역에 내린 사상최대 폭우는 기상이변의 하나였다. 1904년에 부산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후 9월 하루 강수량으로 최다인 264mm를 기록했다. 부산 영도구에서는 한 시간에만 110mm에 달하는 막대한 양의 비가 내렸다. 최근 중남미와 미국에서는 `하비`에 이은 `어마` 등 괴물급 허리케인이 잇따라 덮쳐 난리다. 특히`어마`는 바람이 시속 300km에 달해 위성관측이 시작된 이후 40년래 역대 최강급이란 평가여서 기상이변으로 꼽힌다.

지난 2010년 1월 서울에 내린 25.8㎝의 기록적인 폭설이나 영국 런던의 25㎝ 폭설, 스코틀랜드에 닥친 50년 만의 한파도 기상이변의 한 예로 소개된다. 당시에 벨기에와 이탈리아, 그리고 폴란드의 폭설과 추위로 동사자가 발생했으며, 알프스 산지에서는 눈사태로 큰 인명 피해를 입었다. 미국 대평원 지역과 중동부 지역에는 한파와 강풍이 몰아치고 폭설이 내렸고, 겨울에도 늘 따뜻하였던 플로리다에서도 동사자가 생겼다. 여름으로 치닫고 있던 남반구에서도 2009년 말 아르헨티나의 팜파스와 오스트레일리아의 초원 지역에서는 큰 가뭄으로 들불이 나고 가축들이 죽었으며, 반대로 브라질에서는 큰 홍수가 발생했다.

기상학자들은 2010년 1월을 전후해 점점 잦아지고 있는 세계 기상이변의 원인을 제트기류의 약화와 엘니뇨 현상 때문이라고 한다. 제트기류는 북극 한파를 가둬 두는 `둑`과 같은 역할을 하는데, 이 둑의 곳곳이 터지면서 북극의 찬 공기가 유럽, 동아시아, 북아메리카 등지로 내려왔다는 것이다. 해수면 기온이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 역시 당시 폭설의 주범이다. 엘니뇨 현상으로 인도양 등지에서 공급된 수증기가 북쪽의 한파와 만나 눈덩이를 키우는 작용을 했다. 남반구에서 홍수 피해를 유발하는 것도 엘니뇨 현상이라는 게 정설이다. 문제는 제트기류의 약화나 엘니뇨현상 역시 지구온난화에 큰 영향을 받고있다는 점이다. 기상이변을 일으키는 `지구온난화`는 인류에 치명적인 재앙을 불러올 것이 확실하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전 인류적 차원의 대응이 조속히 필요하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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