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종교
`50년 논란` 종교인 과세, 또 신중모드김진표 의원, 내년 1월 시행 앞두고 2년 유예 법안 대표발의
시민단체 “비상식적 결정” vs 종교계 “헌금=기부금” 반발
윤희정기자  |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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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7.09.13   게재일 2017.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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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과세가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시기를 2년 유예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한데 이어 이 법안 발의에 대한 비판 여론이 많아 파장이 일고 있다.

한국납세자연맹 등 10개 시민단체는 지난달 24일 국회 정문 앞에서 종교인 과세유예 법안(소득세법 개정안)을 낸 의원 25명의 사진과 `○○○ OUT` 문구가 새겨진 20여 개의 피켓을 들고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종교인 과세는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며 “국민의 의사를 대변해 뽑힌 국회의원이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지 않고 기득권을 가진 종교 권력에 기대어 그들의 입장을 대변한다면 더 이상 국회의원의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회의원으로서의 도덕적 자질뿐만 아니라, 종교인 과세를 반대하는 종교계 기득권 세력과의 은밀한 뒷거래를 바탕으로 국민을 무시하고 종교인 과세 유예 법안 발의에 몰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종교인 과세 유예 법안 발의 25명의 국회의원은 국민과 나라다운 나라를 위해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문제가 간단치 않은 것은 국민 10명 중 8명은 종교인 과세에 대해 예정대로 내년부터 시행하는데 찬성한다는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다. 더욱이 종교인 과세 시행은 50년 가까이 찬반 논쟁을 벌이다 우여곡절 끝에 도입을 바라보고 있어 시행을 2년 더 유예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결정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일부 기독교인들의 반대 입장을 대변한 김진표 의원을 비롯한 일부 국회의원들의 주장을 외면할 일은 아니다.

2년 유예 법안에 동참한 의원들은 “(이 법안의 취지는) 종교 간에 공정하고 누구도 부당하다고 느끼지 않게끔 과세 기준을 만들어 주자는 거다. 지금 현행제도는 비영리법인으로 허가를 받은 데만 과세를 하게 돼 있다. 현행법을 그대로 강행하게 되면, 비영리법인으로 등록되지 않은 종교인들은 전부 근로소득세를 내게 돼 있다. 그런데 비영리법인으로 등록된 종교인들은 소득이 기타소득으로 간주가 돼 기타소득에 대해 세율을 적용받기 때문에 세금을 조금만 낸다. 반면, 근로소득세로 돼 있으면 (세금을) 더 많이 내야하기 때문에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김진표 의원은 종교인 과세 유예에 대한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종교기관에 세무조사를 금지하면 과세에 동의하겠다고 밝혀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김진표 의원은 “세무조사를 악용하게 되면 진위와 상관없이 목회자가 도덕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종교인 과세가 신중하게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종교인 과세 시행 전제 조건으로 세무조사 금지를 내건 것.

이같은 정치인들의 입장에 대해서도 여론은 더욱 부정적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 표심을 의식해 종교인 과세를 또다시 정치적으로 악용해선 곤란하다. 꼼수보단 철저한 준비가 절실하다”는 것. 이같은 여론은 종교인 과세 시행이 오늘 한국사회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재삼 일깨운다.

종교인 과세 시행이 일부 국회의원들의`정치적 계산`에 또 유예될 경우 모든 국민에게 적용돼야 할 국가의 근본규범인 헌법의 태도에 위배되는 비합법적인 결정이라는 데 있다.

대한민국헌법 제38조에서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는 국민개세주의(國民皆稅主義) 원칙에 이론은 없어야 한다는 것.

일부 기독교 성직자는 이에 대해 사업장 소속 근로자가 아니라 영적인 일을 하는 직무 특수성을 무시한 처사라며 반발한다. 종교인의 수입원인 헌금(또는 보시금)이 기부금 성격을 갖기 때문에 과세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종교인의 성역인 소득과 지출이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측면도 있다. 무엇보다 불성실신고나 탈세를 구실로 대형 종교단체에 세무조사가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처럼 세무조사 논란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기독교 종교인들이 많은 것과 관련해 정부는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종교단체와 직접 만나 정부의 입장을 전했다. 또한 김 부총리는 지난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종교인 과세는) 법에 정해진 대로 과세하기 위한 모든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종교인분들의 의견을 듣고 미처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으면 수렴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년 1월부터 종교인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과세하는 종교인 과세 실행은 국민 조세 평등을 위해 중요한 국정과제다. 찬성여론이 높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여론조사기관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보듯 많은 국민들의 종교인 과세 시행 여부 찬성 입장이 많고 종교인 특혜 논란도 여전하다. 여론을 뭉개면서까지 국회의원들의 입김에 시행이 또 유예된다면 그 화살은 정부로 향할 게 분명하다.

소득세는 누진적 세율구조의 핵심 세목이다. 하지만 면세자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 소득세 존재 근거를 훼손할 정도라고 한다. 근로소득자의 절반 가까이 소득세를 내지 않게 된다면 이는 국민의 납세의무를 규정한 헌법정신에 위배된다. 또한 소득세 과세 기반이 축소돼 세금의 재원 조달 기능과 함께 소득 재분배 기능 강화에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이같은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종교인 과세 시행을 다시한번 결심해야 할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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