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국회의원 간담회서 구체적 대안 마련 못해
경북도청서 개최 예정 당·정간담회는 취소돼

▲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구 국회의원·대구시 예산·정책 간담회에서 권영진 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경북(TK) 지역 국비 예산이 대폭 삭감된 가운데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구 국회의원-대구시 예산·정책 간담회`가 서로 `책임떠넘기기`양상으로 흐르면서 예산 확보에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특히 여당지역에서 야당지역으로 전락한 대구 정치권이 지금과 같이 지리멸렬할 경우 예산 `쪽박`을 찰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대구시는 정부안에 반영되지 못한 주요 사업들이 국회 심의 과정에서 반영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했다. 회의 결과 여야 국회의원들은 “예산 증액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자유한국당 곽대훈 의원실과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실에 공동캠프를 구성하기로 했다. 또 예결위 소위에 대구의원들이 들어가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이날 공감대를 형성한 게 전부였다. 대구 의원들은 “여당인 홍의락 의원이 힘을 써달라”, “ 예결위 소위에 대구의원들이 못들어가면 보이콧해야 한다” 등의 얘기만 꺼냈다. 이 때문에 회의장 안팎에서는 지역예산을 챙기겠다는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실제 한 의원이 예결위 소속 의원에게 “소위에 들어가라니까 왜 안된다고 그러냐”고 꼬집었고, 일부 의원들은 지역 예산을 챙길 수 있는 마지노선이나 다름없는 예결위 소위에 들어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단정짓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대구 의원들은 대구시의 안일한 대응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4일 열린 한국당 TK발전협의회에서 한국당 의원들이 요구했던 자료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고, 의원들에게 반영되지 않은 사업에 대한 설명만 있었기 때문. 이로 인해 한국당 김상훈 의원은 또 다시 대구시에 “우선순위를 정리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요구하는 일이 벌어졌다. 민주당 홍의락 의원도 “정부차원의 논리를 들어보면서 왜 차이가 나는지, 그리고 같은 의견에도 불구하고 왜 반영이 안되는 지 논리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대구시의 주요 정책사업 중 하나인 대구 취수원 낙동강 구미공단 상류 이전 문제도 대구의원들이 머리를 맞대기보다는 여야간 입장차만 확인했다.

한국당 김상훈 의원은 “한국당 TK발전협의회와 민주당 TK특위, 그리고 정부와 연대해 상의해 보기로 했다”며 “지역 내에서 이견을 달리할 수 있지만 취수원 이전과 관련해서는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결정이 되려면 구미에 관련된 국비 프로젝트 예산을 지원하는 방안 등에 대한 결론을 낼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혀, 사실상 여야 TK협의회가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지역은 지역끼리 역할 분담을 해 여러가지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반면 대구시는 호남홀대론을 언급하며 정치권의 역할론을 주문했다. 권영진 시장은 “의원들이 분열하지 않고 단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각 당의 입장을 넘어서서 지역 문제는 초당적으로 결연한 의지를 가지고 임해야 한다고 결의를 다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야당은 여당에게, 여당은 야당에게 서로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었지만 그래도 합심해서 풀어야한다는 데는 단 한사람도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도 역시 이날 경북도청에서 당·정 간담회를 통해 예산 확보에 힘을 모으기로 했으나 갑자기 취소돼 안동으로 출발했던 일부 의원들이 급히 국회로 돌아오는 소동이 벌어졌다. 한국당 경북도당과 경북도 측에서는 “국회 본회의에서 김이수 헌법재판관에 대한 표결 등 국회 상황 때문에 연기했다”고 해명했지만 지역정가에서는 경북도당과 경북도가 너무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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