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주 영
누가 이 골짜기 불 다 질러 놓았나
굽이굽이 무겁도록 껴안은 산허리
성한 데가 없다
각오한 듯 입 벌리고 그 기슭
꾸역꾸역 삼키던 정선이
기어이 푸른 속살까지 다 내 주고
소리내어 앓고 있다
가을 정선은 온통 단풍천지다. 능선마다 골짝마다 붉디붉은 단풍으로 물들어 아름답기 그지없다. 상록의 소나무, 잣나무, 주목 등이 어울려 색색의 스펙트럼이 펼쳐진다. 이 땅 어딘들 가을이면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지만 백두대간의 깊은 곳 정선의 가을 풍광은 가히 반도의 일색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붉은 단풍빛에 눈과 마음을 빼앗긴 시인의 눈과 마음을 따라가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