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주<br /><br />한동대 교수
▲ 김학주 한동대 교수

삼성전자 주가가 더 달릴 수 있을까에 관심이 쏠린다. 왜냐하면 삼성전자가 시장의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최근 크레딧 스위스는 대만의 가권지수를 매수추천 목록에 올렸다. 1년후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배율)이 15배 밖에 안 된다는 이유다. 이는 미국 나스닥 지수의 PER 23배보다 훨씬 낮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대만 주식이 기술주 위주라고 해도 인터넷 솔루션 중심의 나스닥과는 성격이 좀 다르다.

솔직히 쏠림 현상이 강한 요즘 곧 출시될 애플 아이폰8에 따른 이벤트 효과를 노린 것 아닐까? 대만 기술주들은 애플 스마트폰의 납품처로 봐도 큰 무리는 없다. 더욱이 애플이 도시바 반도체 부문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소식에 반도체 시장 경쟁 심화를 우려하는 일부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에서 이탈해 대만으로 피신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 할아버지들의 휴대폰이 손자들의 것과 거의 비슷하다. 이는 스마트폰의 수요가 이제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증거다. 더 이상 성장은 크게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애플이나 삼성도 스마트폰에서는 원가절감에 주력하며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제 얼마 후 휴대폰에서는 수익성이 하락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렇다면 대만 부품업체들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주가가 싸지 않다는 이야기다.

반면 삼성전자의 1년후 실적기준 PER은 10배에 불과하다. 만일 자사주 소각을 하지 않거나 배당성향을 만족스럽게 올리지 않는다면 PER이 12배까지 상승하지만 여전히 대만 기술주보다는 주가가 매력적이다. 특히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반도체 부문에서 돈을 쓸어 모으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에도 의심스러운 부분은 있다. 먼저 지금처럼 반도체 호황이 지속될 경우 이익의 더 많은 부분이 종업원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실제 이익이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삼성은 노조활동은 미미하지만 종업원들을 알아서 챙긴다.

또 반도체의 호황이 언제 그칠지도 미지수다. 2000년대 초반 IT버블이 생겼을 때 “인터넷이 주는 다른 세상이 올 것이다”라는 믿음이 있었다. 맞는 판단이었다. 다만 그 속도가 느려 거품이 붕괴됐었다. 지금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가세하며 그 때보다 훨씬 구체적인 희망이 있지만 2000년대 초반 벌어졌던 일들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사물인터넷으로 가는 속도가 예상보다 느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주범은 해킹이다.

얼마전 중국 가전제품에서 칩(chip)이 발견됐다. 그 안에 해킹 프로그램이 내장되어 있었다. 해당 가전제품의 반경 200m 내의 모든 컴퓨터가 해킹되었다. 사실 가전업체가 아니라 해커였던 것이다. 사물인터넷이 보급되면 이런 문제가 소비자들의 사생활, 심지어 목숨까지 위협할 수 있고, 사회 인프라 전체를 흔들 수도 있다. 우리가 영화 속에서 보던 공포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동안 “사물인터넷 기반의 신경제를 당장 도입하지 못하더라도 우선 인프라부터 깔자”라는 움직임 때문에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고 삼성전자가 최대의 수혜주였지만 언제 해킹의 역풍으로 인해 주춤거릴지 모를 일이다.

그렇다면 사물인터넷 인프라 중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인터넷 보안이고, 그 관련주에 관심이 간다. 인터넷 보안의 핵심 중의 하나는 적군과 아군을 구분하는 것이다. 사람의 면역체계에서 항원을 구분하는 일이 첫번째이고, 중요한 것처럼 인터넷에서도 내부 컴퓨터 장치에 DNA를 심어 외부 바이러스와 구분시켜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일을 하는 업체를 찾아보자. 지금까지 나온 소프트웨어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만일 기술주에서 자금이 이탈된다면 어디로 갈까? 시장의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한 상황에서 아직 살아 있는 테마로 돈은 흘러들 것이다. 신재생 에너지 부가가치 채널 등 모멘텀이 오래 지속될 수 있는 분야를 공부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