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윤 현

아름다운 것보다 더 아름다울 때

너는 누구에게나 꽃이 된다

기쁜 줄도 모르고 기쁨을 느낄 때

너는 누구에게나 꽃으로 웃게 된다

슬픈 줄도 모르고 슬픔을 느낄 때

너는 누구에게나 꽃으로 울게 된다

그리하여 가장 슬픈 것보다 더 슬퍼질 때

너는 누구에게나 향유로 완성된다

꽃향유는 꽃 모양이나 빛깔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향기를 가진 꽃을 일컫는 말이다. 꽃의 진수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시인은 그 아름다움이나 향기를 최고의 진수로 여기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진정한 꽃향유는 기뻐도 기쁜 줄 모르고 슬퍼도 슬픈 줄 모르는 꽃 그 자체가 갖는 존재의 의미와 가치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장자의 사상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