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황이라고 불리어지는 금붕어가 친구들과 함께 하늘하늘 헤엄치며 놀고 있습니다.

주황이는 얼마 전에 나영이네 집 어항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여기로 오기 전에 살던 집은 아주 컸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새로운 친구들이 우우 몰려왔다가 네 마리 다섯 마리씩 작은 집으로 팔려 갔습니다. 모두들 레이스 달린 예쁜 옷을 입고 가냘픈 몸매를 자랑하는 친구들이었습니다.

말도 걸어보지 못하고 가버린 친구도 많이 있습니다. 주인은 이렇게 외칩니다.

“오늘 새로 들어온 놈들입니다. 팔팔하게 살아있지요?”

“예쁘게 생긴 이것하고 어머, 저 금붕어도 예뻐요. 저기 꼬리가 하얀 금붕어도 같이 넣어주세요.”

그러나 주황이는 가리키지 않았습니다. 항상 있는 일입니다. 주황이는 예쁜 옷을 입고 있긴 하지만 뚱뚱했기 때문에 뒤뚱뒤뚱 헤엄을 칩니다. 중심을 잡지 못해 한번씩 기우뚱거리기도 합니다. 그런 주황이를 예쁘다고 사 가는 사람은 여태껏 없었습니다.

어느 날 또 새로운 금붕어들이 왔습니다. 그 날은 검은 옷을 입은 금붕어들이 많았습니다. 가끔씩 찾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니 주인 아저씨가 많이 데려왔나 봅니다. 모두들 활기에 차 있었습니다. 그 금붕어들도 얼마 있지 않고 예쁜 금붕어들과 함께 다른 집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항상 나와 같이 남아 있는 금붕어가 있었습니다. 눈은 왕방울 만하게 크고 귀엽게 생겼는데 꼬리 쪽에 검은 옷이 조금 찢어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데려가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 금붕어도 밥 먹을 때만 다른 금붕어들 옆에 끼어 들지, 그렇지 않으면 나하고 반대편 귀퉁이에서 하루종일 혼자 헤엄치고 놀았습니다. 하루는 주황이가 용기를 내어 말을 걸었습니다.

“얘, 네 이름은 뭐야? 나는 주황이인데.”

“응, 이름이 예쁘구나. 난 까막이.”

“그래? 네 이름도 예쁜데 뭘. 그런데 왜 혼자 있니?”

“글쎄.…. 다른 친구들은 오자마자 새 주인을 만나서 떠나는데 나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네. 꼬리 때문인가 봐.

아기 때 그물에 걸려 이렇게 되었어.”

“난 너보다 먼저 이곳에 왔는데 아직도 여기 있어. 너무 뚱뚱해서 데려가기 싫은가 봐.”

두 금붕어는 뭔가 통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리 친구하자.”

“그래.”

그 후로 주황이와 까막이는 쌍둥이처럼 붙어 다니면서 즐겁게 생활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옆에는 다정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주황이는 밥을 먹을 때도 함께 가고 많이 먹기 내기도 하면서 지냈습니다.

보통 주황이가 네 알 먹고 까막이가 다섯 알을 먹었습니다. 어떤 날은 뒤뚱거리던 주황이가 운이 좋아 다섯 알을 먹고 까막이가 네 알을 먹기도 했습니다. 그 때는 까막이가 먹보라고 놀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주황이는 싫지 않았습니다. 살을 좀 빼라고 하는, 자기를 위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장성희씨 약력>

경남대 국어교육과 졸업

2001년 수필 ‘풍경’으로 등단(한맥문학)

2004년 동화 ‘친구’로 신인상 수상(오늘의 문학사)

한맥문학, 문학사상, 열린문학, 삶터문학 회원

    윤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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