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병`의혹으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맥도널드가 이번엔 장염 의혹에 휩싸이는 등 우리사회에 음식물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많은 국민이 아직도 계란 사먹기가 찜찜한 가운데 음식물을 둘러싼 논란은 국민을 음식 공포증으로 몰아넣고 있다.

푸드 포비아(food phobia)라는 말이 대중화되고 있다. 포비아란 원래 공포의 감정이 강박적으로 어떠한 특정대상과 결부되어 행동을 저지하는 상황이다. 지금 우리 사회가 음식물과 관련해 국민에게 주는 심리적 불안감이 이와 유사하다. 무엇을 믿고 안심하게 사먹어야 할지 소비자 심리에는 항상 불안감이 상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이런 소비자 불안 심리는 더 확산되고 있다. 당국의 신뢰성 있는 조치가 뒤따르지 않으면 국민의 불신감은 정부 불신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정부당국의 임시 변통적 조치는 불신만 키울 뿐이다. 최근 식약처가 살충제 계란과 관련해 발표한 살충제 계란 무해론적 해명이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지난달 식약처는 살충제 가운데 가장 독성이 강한 피프로닐에 오염된 계란이라도 성인기준으로 하루 126개씩 먹어도 괜찮다는 식으로 발표해 비난을 받았다. 같은 케이스를 두고 네덜란드 정부는 “어린이에게는 먹이지 말라”는 경고를 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우리나라 의사협회도 식약처 발표에 반박하기도 했다. 급한 불 끄고 보자는 식의 식품당국의 태도가 문제라는 것이다.

이번 햄버거 논란도 당국이 질질 끌고 있을 사안은 아니다. 시간이 걸릴수록 당국에 대한 불신만 커진다. 이번에 전주에서 발생한 맥도널드 불고기 버거도 이런 차원에서 당국의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다. 초등학생 7명과 교사 1명이 햄버거를 먹고 장염증세를 호소하면서 일어난 일이다. 맥도널드측은 “현재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진 바 없으나 고객보호를 위해 선제조치 차원에서 해당제품의 판매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맥도널드는 지난 7월 고기 패티가 덜익은 햄버거를 먹었을 때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용혈성 요독증후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따라서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더불어 신속한 결과조치가 있어야겠다. 그동안 정부당국은 소비자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야 실태파악에 나서는 등 사후약방문식의 태도가 문제였다. 이번에도 어영부영한 태도를 보여서는 곤란하다. 생리대 유해성 논란도 당국의 명확한 입장 표명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시간이 가면 자연 해소될 것이란 생각은 버려야 한다. 식품 문제에 관한한 당국의 끈질긴 조사와 결과 발표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괜찮다는 것인지 괜찮지 않다는 것인지 아직 많은 국민은 우리의 식품에 대해 의혹의 눈길을 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