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휘자 없어 단원 근태 지적도
공채 고수 포항시, 특채 고려 등
빠른 시간내 선임해야 `한목소리`

▲ 포항시립교향악단이 상임지휘자 공백이 4년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빠른 시간 내에 상임지휘자가 선임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포항문화예술회관 전경.

포항시립교향악단(이하 포항시향) 상임지휘자 자리가 4년째 공백 상태로 이어져 오고 있다.

단원들은 정기연주회 마다 지휘자가 바뀌는 떠돌이 생활을 해야 한다는 푸념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단원들은 또 연주회 뿐 아니라 단원들을 대변해 주고 책임져 줄 리더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못해 간절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은 적어도 내년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포항시는 오는 12월까지 상임지휘자를 뽑겠다고 하지만 이마저도 어떨게 될 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포항시향의 상임지휘자 장기 공석 원인과 이로 인해 빚어진 문제, 해결 방안 등을 진단한다.

정기 연주회 때마다 객원지휘
훈련·연습 부족… 아쉬운 무대
음악·문화계 소통할 리더 절실

◇장기 공석 원인

포항시향 상임지휘자는 포항시립예술단장(포항시부시장)의 추천을 받아 포항시립예술단운영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결정된다. 지난 2013년 11월 제4대 지휘자가 임기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타 시립교향악단으로 스카우트되면서 자진사퇴한 뒤 포항시는 후임자를 위한 공모를 진행했으나 최종 선정된 단독 후보의 과거 평판과 자질논란이 거론되면서 상임지휘자 선임이 계속 미뤄졌다. 또 포항시의 비전문적이고 비합리적인 문화 행정 등도 장기 공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포항시향 단원들은 “포항시 측은 문화도시로서의 포항의 이미지를 높여줄 실력 있는 스타 지휘자를 희망하고 있지만 급여 문제 등 여러 상황이 맞지 않아 선정하기 어렵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단원은 “예술단장과 운영 담당 직원이 그동안 몇 번 바뀌고 단원들의 애로나 관객들의 불편함을 충분히 알지 못해 상임지휘자 선정이 자꾸 미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 단원관리도 부실

상임지휘자가 없는 상황에서 가장 크게 불거져 나온 문제는 단원 관리다. 상임지휘자가 없어 객원지휘자가 지휘하는 정기 연주회가 열리기 전 4~6회 정도 호흡을 맞춘 뒤 무대에 오르게 되면 최상의 화음이 나오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됐다. 또 부지휘자와 악장마저 없어 연습은 물론 단원들의 근태 등도 문제가 되고 있다.

한 단원은 “상임지휘자를 곧 뽑는다는 말만 되풀이 해서 이제는 시의 말은 믿지 않는 단원들이 많다”며 “상임지휘자 없는 시립교향악단은 앙코 없는 찐빵과 같은 것 아니냐”며 강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단원도 “상임지휘자의 지휘 아래 규칙적인 연습과 책임감 있는 훈련이 없는 상황에서는 단원들의 완벽한 호흡과 질 향상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공채고집보다 자질이 우선

상당수 단원과 음악 전문가들은 상임지휘자는 음악회를 이끄는 음악인으로 끝나는 자리가 아니라 문화와 예술 행정 전반에 큰 영향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일 뿐아니라 지역 음악계, 나아가 포항이라는 지역의 문화 경쟁력의 척도가 되기도 하기 때문에 장기간 부재하고 있는 것은 자칫 행정의 비합리성을 지적받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그동안 공개채용을 고수한 포항시가 실력이 검증된 지휘자를 특채하는 것도 시간을 버는 방법일 것이며 음악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행정력을 두루 갖춘 지휘자, 더 나아가 지역 음악계 문화계와 소통할 수 있는 훌륭한 지휘자가 빠른 시간 안에 선임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 입장- 올해안에 선정

포항시 관계자는 “그동안 실력있는 객원지휘자를 초청해 포항시향을 운영해왔고 단원들에게도 상임지휘자 체제 못지 않은 장점도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올해 안으로 상임지휘자를 선정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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