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포위 사격을 위협해온 북한이 29일 일본 열도 상공으로 탄도미사일을 날려 보냈다. 올 들어 벌써 13번째 탄도미사일 도발이다. 일본이 발칵 뒤집혔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가 인내의 임계점을 선포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는 몰려다니며 군(軍) 관련 정책과 행사들을 모조리 막아서고 있고, 대다수 국민들은 오불관언(吾不關焉)이다. 이 지독한 안보불감증을 그냥 둬서는 안 된다. 정부도, 국민들도 바뀌어야 한다. 이러다가 정말 큰일 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전 5시57분쯤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불상 탄도미사일 1발을 동쪽 방향 일본 상공을 지나 북태평양 해상으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우리 군의 강력한 대북 응징능력을 과시하라”고 지시했다. 우리 군은 오전 9시20분쯤 F15-K 전투기 4대가 MK-84형 실폭탄 8발을 강원 태백 필승사격장에 투하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북한 도발에 대한 관성에 빠진 우리 국민들은 더 이상의 대응조치가 없음을 이미 알고 있다. 아니, 더 이상 어찌해볼 수단이 있지 않다고 여기고 있다. 국제적인 모진 압박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도발을 멈출 가능성이 전무하다. 문제는 북한의 끔찍한 도발을 마치 `강 건너 폭죽놀이`처럼 취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국민들의 안보불감증은 도를 넘었다. 위기의식이라곤 조금도 찾아보기 어렵다.

군사정책에 대해 걸핏하면 머리띠 두르고 깃발 들고 나서는 국민들의 습성부터 그렇다. 사드 추가배치, 방위산업박람회, 군 공항 이전, 방위비 증강 등을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의 집회가 잇따르고 있다. 더욱이 그런 모습을 보면서도 오직 내 마당의 불똥이 아님을 다행으로나 여기는 대중의 의식도 아연실색할 노릇이다. 나라를 잃었을 때 독립운동에 전 재산을 바치고도 의연했던 선열들의 충의나 기개란 눈곱만큼도 발견하기 어렵다.

이러고도 대한민국이 끝내 국민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나라를 지켜낼 수 있을까, 미더움마저 점점 옅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제 북한과 국제사회에 대해 `북한이 더 이상 도발하면 핵무장을 감행하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성주 사드기지에 미사일 반입을 막아선 사람들도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실천해야 한다. 저 끝없는 북한의 위협에 좀 더 당당해져야 한다. 국민들이 하나로 뭉쳐서 핵전쟁의 참화로부터 벗어날 결의를 모아내야 한다.

더 이상 소아병적이고 비겁한 행태로 굴종의 `가짜평화`에 발목이 잡혀 있어서는 안 된다. `협상`을 말하려면 힘부터 챙겨야 한다. 동맹국 미국의 힘에 의존해 `대화하자`고 거듭거듭 제의하는 우리를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는 북한의 행태에 이미 답이 나와 있다. 사즉생(死卽生)의 결기만이 우리의 생존을 담보한다. 이대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