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고분중 59기나 차지, 문화이동 및 확산 잘 보여줘

경주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굴되고 있는 4~6세기 신라시대 독특한 무덤 양식인 적석목곽묘(돌무지덧널무덤)가 경산지역에서도 무더기로 확인됐다.

영남대박물관(관장 이청규)은 경부고속도로 동대구~경주간 확장구간에 포함된 경산시 진량읍 신상리 1050 번지 일대 1만2천132㎡를 조사한 결과 목곽묘, 적석목곽묘, 석실묘 등 5~6세기 신라시대 고분군을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신상리 유적은 적석목곽묘가 절대 다수인 59기를 차지하는 고분군이라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박물관 김용성 박사는 “경주 이외 지역에서 적석목곽묘가 더러 확인되기는 했으나 이처럼 많은 숫자가 군집을 이룬 곳은 아직까지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조사 결과는 경산지역에 신라가 직접 지배를 관철시켜 나가는 고고학적 흔적, 혹은 경주에 기반을 둔 적석목곽묘 문화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어 가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 적석목곽묘는 대부분이 소형에다가 덧널(곽·槨)을 하나만 쓴 단곽식(單槨式)이지만 일부는 부장 유물을 안치하기 위한 별도의 곽인 부곽(副槨)을 갖춘 주부곽식(主副槨式)도 있다.

단곽식은 직사각형 모양으로 무덤 구덩이(묘광· 墓壙)를 파고 그 안에다가 시신을 넣은 목곽을 설치한 후 목곽과 구덩이 사이에만 강돌 등을 채우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목곽 위에다가 1~2겹 정도 돌무지를 얹기도 했다.

주부곽식 적석목곽묘의 경우 한 구덩이에다가 시신을 안치한 목곽인 주곽(主槨)과 부장품 매장용 부곽을 같이 마련한 소위 동혈식(同穴式)과, 부곽용 구덩이를 별도로 판 이형식(異穴式)의 두 가지가 모두 확인됐다.

무덤 봉분 테두리 구역을 표시하는 호석(護石)은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았으나 봉분 주위를 둘러가며 판 일종의 도랑 시설인 주구(周溝)는 일부에서 분명하게 확인됐으며, 거기에서는 제사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토기가 다수 확인됐다.

출토 유물은 토기류가 대부분이며 장신구와 철기는 상대적으로 빈약한 편이었다.

조사단은 출토 유물로 보아 적석목곽묘 축조시기는 대략 5세기 중후반에서 6세기 중반에 걸쳐 있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최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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