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형기 한동대 환동해양수산연구소장
▲ 도형기 한동대 환동해양수산연구소장

포항 형산강 중금속 오염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일부 지점에서는 1등급 기준(0.07㎎/㎏)의 1만3천 배가 넘는 수은이 검출돼 대책이 시급하다.

작금의 형산강 중금속오염, 즉 수은 축적 뉴스를 접하고서 환경을 가르치는 한 사람으로서 상생의 법은 어디서 찾아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됐다.

환경의 특성 중 `시차성`이라는 것이 있다. 사건 발생시점과 결과에는 상당한 시간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세계 3대 공해병 중 하나인 미나마타병이 바로 그것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미나마타병은 오래전 일본 근대산업을 이끌어온 신일본 질소비료공장의 공업용 폐수 속에 포함된 수은이 미나마타만으로 들어가 생물농축현상에 의해 서식하는 어패류에 축적됐고, 그 어패류를 먹은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게 된 것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미나마타병이 해결되는데 40년이란 세월이 걸렸다는 것이다. 지금 이곳은 환경도시로 탈바꿈해 새로운 변신을 하고 있다.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철저하게 조사하고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일본 제2, 제3의 미나마타병이 발생했던 것처럼 우리나라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포항시민의 젖줄이라고 하는 형산강은 어떠한가. 20여 년 전에 중금속을 포함한 형산강 오염 및 환경연구에 대해 포항지역사회연구소가 발간한 `포항연구와 연구보고서`에도 기록이 있다. 이제 그 내용들을 포함, 형산강오염에 대해 심도 있게 재검토 및 연구, 조사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 포항시 관계자 대책회의, 포항환경관련단체, 포항전문가와 환경전문가의 형산강 수은중독에 대한 내용과 우려의 글, 대책 등이 실린 기고와 뉴스를 읽어 봤다. 또한 포항시 관계자와 시의회 소관 위원회에서도 미나마타시를 방문하고 미나마타 수은중독 경위를 조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필자도 10여 년 전 미나마타시를 방문해 여러가지 조사를 한 적이 있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본다. 포항시는 지속적으로 형산강을 지속가능한 생태 강으로 발전시키려고 꾸준히 노력해 왔다고 볼 수 있다. 형산강을 둘러싸고 포항과 경주가 그토록 힘겨루기를 하고 있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몇 년 전부터 양 도시가 협력 모드로 가기로 함과 동시에 기업과 대학들이 상생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환경부와 경북도가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고 한다.

차제에 우리는 몇 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옛날에는 환경과 경제는 공조할 수 없다고 했지만 요즘은 공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후손에게 물려줄, 아니 빌려 쓰고 있는 형산강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즉 포항의 미래 발전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필자는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시민들과 우리 후손들을 위해 아래와 같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시민 불안이 해소되고 형산강도 생태강이 될 수 있도록 상생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구체적 해결책을 위해 시 관계자, 시의회 소관위원회 의원, 환경전문가, 경제전문가, 환경단체대표, 의사대표, 시민대표, 공단대표, 언론인대표 등을 포함한 다양한 그룹으로 된 협의체가 조속히 구성돼야 한다. 셋째, 그래서 우리 지역에 영원히 존속해야 할 형산강을 위해 협의체를 통해 심도있게 연구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소통을 통해 믿음과 신뢰를 시민들에게 줘야 한다. 그렇게 해야 비로소 우리의 젖줄인 형산강이 영원한 생태의 강이 될 것이다. 넷째, `무관심이 죄`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시민은 포항 미래발전을 위해 형산강 뿐만 아니라 포항 환경정책 분야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