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재난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축산전염병 스캔들의 원형은 영국발 광우병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다. 1984년 영국 서식스 지역의 한 농장에서 시작된 광우병으로 소 133마리가 간질환자처럼 쓰러져 죽었다. 영국 정부가 파견한 역학조사반은 133마리의 소 뇌에서 종양을 발견했고, 동물 사체로 만든 `동물성 사료`를 소가 먹기 때문에 광우병이 발병한다고 분석했다. 영국 정부는 1996년 8월부터 광우병에 걸린 30개월 이상 소 440만마리를 단계적으로 도축, 살처분했다.

한국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건 2000년부터다. 그해 3월24일 경기도 지역에서 처음 발생했다. 구제역은 소·돼지·염소 등 발굽이 2개인 동물이 걸리는 병으로, 치사율이 5~55%에 달한다. 당시만 해도 23일간 15건이 발생, 살처분도 2천여 마리에 불과했다. 하지만 10년 후인 2010년 충남 천안시에서 발병한 구제역은 6천691농가를 덮쳤다. 살처분으로 땅에 묻은 수가 무려 353만여 마리였다.

AI는 구제역보다 뒤에 등장했다. AI는 닭, 오리 같은 조류에서 H5N6라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의 감염으로 발생하는 급성전염병이다. 첫 AI는 2003년 12월 10일 충북 음성에서 발생했다. 당시 528만5천마리의 닭 등 가금류를 살처분했다. 이후 AI가 한 번 발생하면 100일 정도 지속되며, 매년 수백만 마리 이상의 가금류를 파묻는 일이 일상이 됐다. 특히 2014년부터는 여름철까지 AI가 지속됐다. 2016~2017년에 살처분된 가금류 수만 해도 3천807만6천마리에 달했다.

올해는 살충제 계란문제까지 터졌다. 지난 14일 농축산부는 국내산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이 검출됐다며 산란계 3천마리 이상을 키우는 농장의 계란 출하를 금지시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451만여개의 계란을 폐기해야 된다고 밝혔고, 이 중 418만3469개가 수거돼 폐기됐다. 허술한 축산방역망의 철저한 재정비와 `동물복지형 농장`등 깨끗한 축산환경 조성이 축산재난의 악순환을 막을 방책이다. 정부의 발빠른 대응책 마련을 촉구한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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