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공범자들`(왼쪽부터), `안녕 히어로`, `저수지 게임`.
지난 5~6월 돌풍을 일으킨 `노무현입니다`에 이어 정치·사회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가 극장가에 쏟아지고 있다.

2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공영방송의 무너진 공공성을 다룬 `공범자들`은 개봉 5일째인 21일까지 총 7만5천768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박스오피스 6위를 차지했다.

개봉 첫날 186개 스크린으로 출발한 이 영화는 관객의 호응에 힘입어 스크린 수를 210개(21일 기준)로 확대했다.

배급사 엣나인필름 측은 “정치계, 시민단체, 학교 등 각계 각층의 단체관람이 이어지고 있다”며 “관객들의 요청으로 30개 이상의 극장이 상영 횟수를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는 30일에는 가수 김광석의 자살에 의혹을 제기하는 다큐멘터리 `김광석`이 개봉하는 데 이어 내달 7일에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를 다룬 다큐 `안녕 히어로`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 문제를 다룬 다큐 `저수지 게임`이 나란히 간판을 내건다.

`안녕 히어로`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가족의 소소한 일상을 담은 영화다. 아무런 결과도 없는 힘든 일을 이어오고 있는 해고노동자 아빠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소년 현우가 점차 아빠의 인생을 마음으로 끌어안게 된다는 내용이다.

작품을 연출한 한영희 감독은 “쌍용자동차의 대규모 정리해고 이후 정리해고에 대한 다양한 화두가 한국사회에 등장했지만 노동자의 현실은 나아지지 않았다”며 “`안녕 히어로`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노동의 현실, 해고의 현실을 전하고자 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저수지 게임`은 2012년 대선 개표 부정 의혹을 다룬 다큐 `더 플랜`을 지난 4월 선보였던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제작한 영화로, 이번에도 최진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시사인 주진우 기자가 MB의 비자금을 추적해 온 과정을 담는다.

이밖에 고 노무현 대통령을 소재로 한 다큐 `무현, 두 도시 이야기`는 작년 개봉 당시 미포함됐던 30여분의 영상을 더해 `무현, 두 도시 이야기:파이널 컷`이라는제목으로 오는 30일부터 극장에서 상영된다.

이처럼 정치·사회 문제를 다룬 다큐가 쏟아져 나오는 것은 정권 교체와 맞물려`적폐 청산`이 화두로 떠오른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관객의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시대적 변화와 함께 다큐멘터리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같은 감동 다큐가 인기를 끌었다면, 최근 사회·정치 이슈를 다룬 작품들도 관객을 호응을 받고 있다”며 “과거 기획됐지만 당시 사회적 분위기 속에 개봉하지 못했던 작품들이 한꺼번에 나오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