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 수질개선 근본대책 없어
버드나무 반영 (反影) 명성뿐
개구리밥 뒤덮이고 악취 진동

▲ 경산시가 홍보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반곡지의 여름(위)을 상상할 수 없는 현재의 반곡지(아래).

【경산】 4만9천500㎡의 수면에 수령이 200년 이상된 왕 버드나무 23그루가 수면에 비치는 반영(反影)이 계절에 따라 주는 느낌이 달라 전국의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선정된 경산 남산의 반곡지가 수질 개선의 문제와 함께 관리의 주체가 없는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반곡지는 봄이면 주변 과수원의 복사꽃과 어우러지고 계절별로 주는 느낌이 다양해 지난 2011년 문화관광부의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선정되며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주위의 경관과는 다르게 수질은 부영양화와 침전물에서 나는 악취, 탐방객들이 무분별하게 버리는 쓰레기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지적(본지 2017년 4월 28일 자)을 받았다.

경산시는 이에 대해 반곡지의 시료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유입부는 매우 나쁨(Ⅵ), 중간부와 유출부는 농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는 보통(Ⅲ)이라는 수질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탐방객과 접점이 많은 유입부의 나쁜 수질의 원인으로 반곡2리 34가구(72명 거주)에서 발생하는 생활하수를 꼽은 것은 무리수가 있으며, 수질을 혼탁하게 하는 조류 주검(청태)의 발생을 방지하는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반곡지와 관련된 경산시의 행정기관은 지역을 관리하는 남산면과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선정되며 홍보를 책임진 문화관광과, 수질과 관련 있는 환경과, 건설과 등이다. 이러한 이유로 부서에 맡긴 임무에만 충실할 뿐 주도적으로 큰 그림을 그리고 필요한 대책을 빠르게 내어 놓는 부서가 없다보니 다시 찾은 반곡지는 어느 곳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저수지로 변했다.

수면을 가득 덮은 개구리밥(부평초)으로 버드나무의 반영은 찾아보기 어려워 정말 사진 찍기 좋은 명소인지가 의심스러웠고, 인근 복숭아 과수원에서 낙과가 썩어가며 발생시킨 악취도 상당했다.

시 문화관광과는 주변 훼손방지와 경관보존을 위해 반곡지 인접 토지(과수원) 3천937㎡를 사기로 결정하고 소유자와 접촉하고 있지만 한탕을 노린 소유자들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진작가 A(49)씨는 “주변을 가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작 탐방객과 사진작가들이 촬영 대상으로 삼는 기능을 상실한다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경산시는 자각하고 반곡지를 주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부서를 속히 선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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