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평양 최남단에 위치한 섬 `괌`.

미국령 중 가장 서쪽에 위치해 미국의 하루가 시작되는 곳으로도 유명한 섬이다. 그보다 우리에겐 휴양지로, 관광지로 더 친숙한 섬이다. 우리나라 교민도 수천 명이나 살고 있는 곳이다.

괌은 이 섬을 처음 발견한 `마젤란`이 상륙해 원주민과 싸움을 벌여 쟁취한 섬이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세계 일주에 성공한 마젤란은 포르투갈인이지만 스페인 왕의 도움을 받아 세계 일주를 하게 된다. 그런 연유로 이 섬은 스페인 영으로 귀속된다. 마젤란이 처음 입도한 1512년부터 44년 뒤 스페인장군이자 필리핀 총독인 `레가스피`가 이곳을 스페인 영으로 선언하면서 300여 년간 스페인 통치를 받았다. 1898년 미국과 스페인이 전쟁을 벌여 미국이 스페인으로부터 통치권을 이양받는다. 그러나 1941년 일본이 괌을 공격 점령하면서 일본 소유로 3년간 넘어갔다가 종전 후 미국이 재탈환하는 역사가 이곳에 있다. 괌은 전쟁과 인연이 있는 섬이다. 스페인과 미국, 또 일본으로 번갈아 가며 지배를 받았고 그 전쟁 유적도 곳곳에 남아 있다. 솔레다드 요세, 스페인 다리, 스페인 광장 등이 구경거리를 제공한다.

1926년에는 마젤란 상륙 기념비도 세워졌다. 매년 3월 6일은 그의 상륙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린다. 당시 모습으로 대선단의 이동이 재현된다. 평화롭고 자연이 아름다운 최상의 휴양지. 그 속에도 많은 전쟁의 역사가 간직되고 있다. 역사의 아이러니다.

지금 괌은 조용한 가운데 일촉즉발의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북한의 괌 주변 미사일 폭격 발언으로 이 섬의 평온함이 깨지고 있다. 괌은 원래 전쟁의 상흔 못지않게 전략적 기지로 활용돼 왔다. 사드 미사일 기지나 B-1B와 같은 장거리 전략 폭격기, 잠수함 등이 주둔하는 미국의 군사 요충지다. 평양과 미국령 괌과는 3천200Km 거리에 있다. 북한 핵무기를 둘러싼 한반도의 긴장감이 괌이라는 평화의 섬으로 전운이 옮겨간 양상이다. 역사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때가 많았다. 평화의 섬 `괌`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우정구(객원논설위원)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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