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초롱꽃·섬기린초에 들어 있어

▲ 학명이 `캄파눌라 다케시마`인 섬초롱꽃.

【울릉】 독도에서만 자생하는 `섬초롱꽃`의 학명을 변경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섬초롱꽃`의 공식적인 학명은 `캄파눌라 다케시마(Campanula takesimana)`(본지 2016년 8월30일 5면)다. 우리 땅 독도에서만 자생하는 꽃의 학명에 일제의 잔재가 묻어 있는 셈이다. 뿐만 아니다. 독도에서 자생하는 식물인 `섬기린초`의 학명도 `다케시마`가 들어가 있다.

이외에도 울릉도에만 자생하는 `섬벚나무`의 학명은 `Prunus takesimensis Nakai`이고 영명은 `Takeshima flowering cherry`다. 식물 학명에는 발견자 이름이 들어간다. 섬벚나무 학명 끝에 `NaKai`가 들어간 것도 이 때문이다.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가 최근 산림청 국립수목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 자생식물 4천73종 가운데 학명이나 영문명에 일본인 학자의 이름, 다케시마 등 지명이 포함된 식물이 315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일제의 잔재가 남았거나 부르기 다소 어색한 꽃 이름 바꾸기에 국내 식물 애호가들이 나섰다. 지난 16일 국내 최대 식물 커뮤니티인 `모야모`는 일본식 명칭이거나 인격 비하의 뜻이 담긴 꽃 30종의 명칭 개선을 위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결과에 따르면, △큰개불알풀→봄까치꽃 △복수초→얼음새꽃 △왜개연→노랑애기연 △지면패랭이꽃→꽃잔디 △개양귀비→꽃양귀비 등 15종의 꽃 이름 개선안이 응답자 90% 이상의 지지를 얻었다.

모야모 관계자는 “일본 강점기에는 일본 학자들이 국내에 자생하는 식물을 조사해 꽃 학명에 자신들의 이름을 넣기도 했다”면서 “문제의 꽃 이름은 사용상 문제뿐만 아니라 교육적 이유에서 반드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야모는 앞으로 식물의 표준명을 관리하는 국립수목원에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해달라고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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