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학진흥원 `담談` 8월호 발행
여름특집으로 납량물 소개

▲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신윤복의 `화첩` 중 `무녀신무`.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안동】 한국국학진흥원이 13일 여름특집으로 납량(納凉)을 소재로 한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8월호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한국국학진흥원에 따르면 `담` 8월호에는 조선시대에 사대부들이 자신의 일기에 남긴 귀신 이야기를 통해 귀신이란 존재가 `억눌린 존재들이 한을 풀기 위한 한 방편이라는 것과 부조리한 사회를 고발하기 위한 장치라는 것`임을 커버스토리로 다루고 있다.

담 8월호는 조선시대를 살아간 사대부들은 현실에 억눌린 사람들이 귀신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초자연적 현상들을 허투루 여기지 않고 꼼꼼히 기록을 해나간 것으로 기록했다.

영조 당시 경상감사 조재호는 자신의 `영영일기`에서 `곡식을 빼돌리고 세곡선을 고의로 침몰시켰다는 혐의를 받은 두 명이 3년간 10여 차례 혹독한 고문을 당한 후 정신이 혼미해져 감옥귀신이 됐다`고 기록하고 있다.

19세기 박한광이 쓴 `저상일월`에는 경북 예천 관아 동헌에 귀신이 자주 등장해 관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고 서술돼 있다.

조선시대 백성들은 억울함을 풀기 위해 무당을 자주 찾았고, 사대부들은 무당에 의존하는 백성을 비난하면서도 깊이 의존하는 이중성을 보인 것으로 담 8월호는 분석했다.

`조선왕조실록` 영조 때의 기록에는 `독갑방`이라는 무녀를 둘러싼 논란이 1년 여간 지속돼 여러 신하들이 무당을 찾는 당대 사대부들의 처세를 비판하며 처벌할 것을 임금에게 청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사대부들조차 무속과 주술행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신윤복(1758~미상)의 `무녀신무`는 양반댁 부인네가 바람난 남편이 돌아오라고 몰래 하는 성주굿을 소재로 하고 있다. 현실에서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문제를 굿을 통해 해결하고자 한 것이었다.

한국국학진흥원 김민옥 박사는 “일기 등을 통해 조선시대 억울한 백성들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지만, 현재도 소외받는 계층들의 억울한 이야기는 계속되고 있다”며 “시공간을 넘어 전해져온 창작 소재를 통해 한국적인 납량물이 창작돼 억울함과 슬픔이 씻어 내려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국학진흥원 국학정보센터가 2011년부터 운영 중인 스토리 테마파크에는 조선시대 일기류 237권에 3천670건의 창작 소재가 구축돼 있다.

9명의 전문가들이 일하는 국학정보센터는 전통문화 콘텐츠와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출판도서를 관리하면서 기록 자료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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