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 시승에 앞서 레이 EV 차량 배터리를 충전하고 있다. /전재용기자

○…가만히 서 있어도 온몸에 땀이 흐르는 지난 8일. 전기자동차 선도도시를 꿈꾸고 있는 대구시가 자랑하는 전기차에 직접 몸을 실었다.

대구 서구 전기자동차 충전기 관제센터에서 국산 전기차 시대를 열었던 `레이 EV`를 타고 신천대로를 거쳐 대구시청에 이르는 약 7.3㎞의 짧은 구간을 달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차 밖에서는 시동을 걸었는지 모를 정도의 고요함에 놀랐지만, 막상 운전석에 앉아보니 특별히 다른 느낌은 없었다.

아이오닉 EV 직접 타 보니
한번 충전으로 2~3일 운행
엔진 진동 없고 소음 적어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모델

전기차 선도 도시 대구
전국 첫 충전기관제센터 개소
2020년까지 5만대 보급 추진
차량 구입비 등 대대적 지원

전기차의 대표적인 장점으로 꼽히는 정숙성이나 실내 소음은 일반 무연 승용차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엔진의 진동이 느껴지지 않는 것 외에 전체적으로 비슷한 느낌이었다. 매천교를 지나 신천대로를 향하는 동안 엑셀러레이터를 밟아 가속을 시도하자 6~7초 사이에 시속 100㎞에 도달, 나도 모르게 브레이크에 발이 갔다.

도시고속도로인 신천대로에 올라서자 혹시 연료표시등에 불이 들어오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이 차량이 1회 충전으로 갈 수 있는 거리가 90㎞밖에 되지 않는데 무더운 여름에 에어컨을 가동한 채로 주행을 하다보니 연료표시등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 차량이 멈추지 않고 목적지에 도착하는데는 성공했으나 전기차 운전대를 처음으로 잡아본 기자로서는 주행하는 내내 연료부족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려야 했다.

다음날 현대자동차 북대구점에서 시승한 후속모델 `아이오닉 EV`는 `레이 EV`보다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줬다.

`아이오닉 EV`은 차간거리, 핸드폰 무선충전, 차로 경고, 직선거리 차선유지 기능 등 중형세단 못지않은 고급옵션을 지니고 있다. 1회 충전시 공식 주행거리는 191㎞이나 운전자가 연료를 절약해 운행한다면 최대 250㎞까지 주행이 가능하다는 설명을 직원으로부터 들으니 전날 겪었던 악몽이 말끔히 지워졌다. 아이오닉에 몸을 싣고 북구청 주변을 돌아 신천대로에 진입했다. 회생제동 장치를 경험해보고 싶었던 기자는 발을 엑셀러레이터에서 떼었다 붙였다를 반복해봤다.

발을 떼면 전기충전이 자동으로 되는 회생제동장치는 브레이크와 같은 효과가 있어 운전에 익숙해지면 상당히 유용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차대리점 관계자는 “영업 차량이 아닌 이상 한 번 충전으로 2~3일은 거뜬히 운전할 수 있고, 급속 충전 10~15분만 투자하면 하루 동안 타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며 “전국에 인프라가 미흡해 장거리 운행에 어려운 지역이 있을 수 있지만, 도심 주행에는 아이오닉이 최적화된 자동차”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올해 전기자동차 보급 목표인 1천500대를 지난 3월에 이미 달성해 상용화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달 17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서구 비산동 대구환경공단 달서천위생처리장에 `전기자동차 충전기 관제센터`를 열어 적극적인 전기차 보급 정책에 디딤돌을 마련했다.

관제센터는 전기차 사용자에게 충전기의 위치 및 상태를 안내하거나 충전 시 겪는 어려움에 대해 전화와 홈페이지, 앱을 통해 도움을 주고, 지역 내 충전기를 IoT(사물인터넷)통신으로 상태를 확인, 충전기의 고장이 없도록 관리해주는 역할을 맡는다.

또 전기차 사용자의 불편을 줄이고자 △충전기 모니터링 및 원격 제어 △충전기 유지관리 및 긴급출동 △24시간 민원상담 콜센터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관제센터는 사전예약 기능 등 대기시간 없이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대시민 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다.

대구시는 내년에는 5천대를 보급해 오는 2020년까지 5만 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앞으로 보급될 전기차는 환경부에서 지정한 9종의 전기차 보급대상이 주류를 이룰 전망이다.

레이(경형), SM3(중형), TWIZY(초소형), i3(중형), SOUL(중형), LEAF(중형), 아이오닉(중형), 1t 트럭(탑차), 발렌시아(전기이륜차·경형) 등이다.

전기차를 구매하면 정부와 대구시로부터 차량 가격의 약 50%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점이 구미를 돋운다.

취득세를 비롯한 개별소비세, 교육세 등 연간 최대 460만원까지 세제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점도 소비자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매력이다.

현재 대구시청을 포함한 각 구·군청, 공영주차장, 민간 등에 설치된 충전소는 107곳으로 시는 연말까지 공영충전기를 총 384대 마련해 도시면적 2.5㎢당 1기를 세울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올 연말까지 충전기 수를 대폭 늘리고, 오는 2020년까지는 총 700대의 충전기를 설치할 계획”이라며 “충전으로 인한 불편이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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