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살인적 더위로 전국 곳곳이 폭염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고령의 노인들이 탈진을 하거나 일사병 등으로 쓰러지고 물고기는 물론 가축 폐사도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질병관리본부 집계에 따르면 올해는 전국에서 1천284명의 온열환자가 발생해 이중 6명이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더위에 폐사하는 가축도 연일 발생하고 있다. 올들어 전국적으로 213만2천 마리의 가축이 폭염으로 폐사했다. 200만 마리가 닭으로 집계됐으며 돼지와 오리도 수천마리가 집단 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북 동해안지역은 수온 상승으로 인한 양식어류 폐사가 심각한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 7일 하루 동안 9만 마리의 양식어류가 폐사하고 올 들어서만 13만 마리가 넘어섰다는 것이다. 강도다리, 넙치, 우럭 등 모든 어종에 걸쳐 발생하고 있으며 피해 양식장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폭염 때까지만 해도 피해가 없었던 해상가두리 양식장에서도 피해가 발생해 고수온 현상에 따른 피해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경북 동해안은 지난달 11일 영덕~울산 진하연안에 냉수대주의보가 발령될 때만해도 표층 수온이 13℃ 정도였다. 그러나 같은 달 26일 이후 급격히 수온이 올라가 불과 보름만에 30℃ 에 가까운 고수온이 찾아온 것이다. 종전에 찾아온 고수온은 기껏해야 25~26℃를 기록했으며 2~3일 정도 지속되는 것이 보통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온도 값이 올라가고 지속기간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덩달아 양식어류 폐사지역도 경북 전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에 있다. 당국의 관찰과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경북도의회 농수산위원회가 최근 폭염에 따른 동해안 고수온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한 포항 구룡포 현장을 방문했다고 한다. 지금 동해안에서 발생하는 고수온 현상에 의한 물고기 폐사는 관계당국의 절대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기다. 도의원들의 이번 현장 방문은 이런 측면에서 시의적절한 행사로 보인다. 고수온 현상에 대한 예방책은 수온관리에 전적으로 달렸다. 수온을 낮추는 시설개선 방법 등이 있으나 어민들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 따른다. 관계당국은 지금 발생하고 있는 고수온으로 인한 물고기 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대책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리고 피해 복구책과 체계적인 예방대책에 대한 장기적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

경북도어업기술센터가 가자미 종류 3종(문지가자미, 돌가자미, 줄가자미)을 대상으로 고수온에 얼마나 잘 견디는지를 실험하고 있다고 한다. 고수온에 잘 견딜 수 있는 어종을 개발하는 노력에도 힘을 모아야 한다. 이번에 발생한 고수온으로 인한 물고기 폐사 사태가 더 이상 확산하지 않도록 경북도와 시군 모두가 관심을 갖고 어민 보호에 앞장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