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이 문

50년 전 떠났던 고향

그때보다도 더 초라해 시골 마을

한적한 동네 한복판

궁전같이 크기만 했던 기와집은

아버지가 태어나고

그리고 또

우리 형제자매가 태어나서

어머니의 젖을 먹고 자랐던 곳

증조부가 묻힌 뒷동산은 더 울창한데

거의 쓰러져가는 고향집엔

낯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이 산다

그리운 옛집에 대한 회상에 잠긴 시인의 마음을 따라가 본다. 오래된 고택에는 가족사가 심어져있다.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나도 태어나 자랐던 정겹고 사랑이 묻어나는 둥지인 것이다

비록 지금은 남의 집이 되어버렸지만 고향집에는 지울 수 없는 가족들의 얘기가 푸르게 살아있는 것이리라. 그리움이 밀려오는 아침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