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는 `데이트 폭력`은 과거에 없었던 범죄라기보다는 도덕심에 의존했던 일이 범죄로 재단되는 사회상의 하나다. 이런 종류의 사례는 많다. 도덕적으로 비난받아야 할 일이 빈도가 잦고 수위가 높아지면서 법이 만들어지고 법의 통제에 놓이는 경우다. 미혼 연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폭력이나 위협 행위인 데이트 폭력도 마찬가지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1년에서 2015년까지 데이트 폭력으로 연인에게 살해된 사람이 233명에 달했다. 한해 46명이 데이트 폭력으로 숨진 것이다. 연인이라는 친밀한 관계의 특성상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도 문제로 보인다. 재범률이 76%에 이른다. 연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데이트 폭력이 수위를 넘어서면서 법 제정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앞으로 연인관계의 사소한 다툼까지도 법의 제약을 받아야 할지 모른다. 도덕과 법의 가장 뚜렷한 차이는 강제성 유무다. 도덕은 사회윤리 문제로 비난 받을 수 있으나 형벌로써 처벌을 받지는 않는다.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라는 말이 있다. 도덕이 법을 포함하고 있다는 의미다. 법의 영역에 개인의 도덕성을 포함시키느냐 마느냐는 늘 논쟁의 대상이었다. 법이 도덕의 영역을 잠식하는 사회는 건전성이 떨어진다. 아무리 사회가 복잡해진다고 하더라도 도덕이 지켜야 할 영역은 남아있어야 한다. 도덕은 교육으로 출발함을 모두가 깨달았으면 한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