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을 직역하면 `한국 건너뛰기`가 되지만 속뜻은 `한국의 안보현안을 두고 미국과 일본, 중국 등의 주변국들끼리만 의논하고 한국을 배제하는 것`을 가리킨다.

코리아 패싱의 유래는 지난 1998년 당시 미국의 대통령 빌 클린턴이 일본을 건너뛰고 바로 중국만 방문하고 돌아갔을 때 제팬패싱(Japan Passing)이라고 부른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코리아패싱이 일반에 널리 알려진 건 지난 대선 때 대통령 후보자 TV토론이 계기가 됐다. 유승민 후보가 난데없이 문재인 후보에게 “코리아 패싱을 아느냐”고 물었다. 문 후보는 이 용어를 모른다고 답했고, 유 후보가 이 용어의 뜻을 설명했는데,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와 시진핑과 전화통화 등을 하면서 중요내용을 협의하지만 황교안 권한대행에게는 전화 한 통 해주지 않는다는 게 골자였다. 사실 코리아패싱은 박근혜 정부 때 북핵문제 때문에 한미일의 공조가 절실한데, 한국은 과거사 논쟁에 휘말려 일본과 대화를 않게 됐고, 그 결과 우리나라만 이런 논의에서 배제되면서 코리아패싱 상황을 자초하게 됐다는 분석도 있다. 그 이후 박 대통령이 탄핵되는 상황이 이어졌으니 트럼프, 아베, 시진핑만 대화를 할 수 밖에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8일 북한의 ICBM급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미국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북한의 정권교체를 원치 않으며 그들과 대화를 하겠다고 나선 것은 심각한 코리아패싱의 전조다.

북한의 잇따른 도발과 급박하게 돌아가는 한반도 주변 정세를 보면 코리아 패싱의 현실화를 우려하는 야권의 목소리에 정부여당은 귀를 기울여야 한다.

만약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하고, ICBM을 한 번 더 쏘고, 더 나아가 SLBM을 성공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자기나라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미국이 코리아패싱 하지 말란 법이 없다. 코리아패싱의 결정판은 우리와 협의없이 미국이 북한과 대화하고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것이다. 북한발 코리아패싱은 우리에게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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