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소 유

단숨에 밤하늘을 두 쪽 내고 오르는 울음이 있다

누워있던 골목까지 다 따라 솟구친다

몸속에 날선 칼이 있어야만 저렇게 울 수 있을게다

저 울음이 자유로울 동안 모두들 숨죽이고 있어야 한다

어둠도 목덜미 물린 채 꼼짝 못하고

자지러지게 울던 아이도 새파랗게 울던 삐삐주전자도

시도 때도 없이 울던 알람시계도 소리 내지 못한다

울어라 울어 실컷 울어, 고양이만 우는 게 아니다

너도 울고 나도 울지만

한 번도 곁을 주지 않는 울음에는 평생 주인이 없다

한 번도 곁을 주지 않는 익명의 울음, 알 수 없는 울음에 시인의 마음이 가 있음을 본다. 철저하게 익명이면서 고독한 울음만이 듣는 사람을 숨죽이게 하고 짙은 어둠마저도 꼼짝 못하게 하는 것이리라. 인간의 근원적인 고립과 고독에 대한 시인의 깊은 인식이 비춰져 있는 작품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