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저출산의 부메랑`이란 제목으로 경북도내 학생 수의 급감 문제를 본지가 보도한 바 있다. 1999년 45만여 명에 달했던 경북도내 학생 수가 2016년에는 28만여 명으로 줄어 10여 년 만에 40% 가까운 감소율을 보였다는 것. 학생 수의 감소는 농어촌 산간지역이 많은 경북의 경우 가파르게 나타난다고 했다. 또 나이가 어린 학생들의 감소세가 중등보다는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등 학생 수 감소로 인한 도농 간 교육 불균형 등의 문제를 다뤘다.

대구에서는 처음으로 저출산 직격탄의 영향으로 사립중학교가 통합 운영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대구 남구 협성중과 경복중이 내년부터 통합 운영된다. 학령인구 감소로 지역의 소규모 공립학교의 통·폐합은 있었으나 사립학교의 통합은 처음이다. 학령인구 감소가 사립학교 경영 압박에도 작용한다는 뜻이다.

대구시 교육청에 의하면 관내 중학생 수는 해마다 5천명 이상 줄고 있다. 이번에 통합키로 한 협성중과 경복중이 있는 남구는 외지인구 유입이 가장 적은 곳으로 불과 10년 만에 중학생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두 학교를 관장하는 협성교육재단은 이사회를 열고 현재 14개 및 15개 학급으로 각각 운영 중인 협성중과 경복중의 통합을 의결했다. 대구에서는 공립학교의 통합은 지난해부터 3군데가 있었다. 달서구 본리중 등 6개 중학교가 3개 중학교로 통합됐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 현상은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이미 대학의 구조조정이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에서 출발해 상당수 학교들이 사활의 기로에 놓여 있다. 교육부도 학생 수 감소로 인한 자체 경쟁력 확보없이 무턱된 예산지원은 있을 수 없다며 사립대학 간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립 중고등학교의 통·폐합 문제는 대학의 문제와는 조금 다르다. 중고등학교는 지금까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책을 공립 위주로 진행해 왔다. 그렇지만 사립학교도 예외없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급 감축을 비롯 통·폐합의 문제를 직면해야 한다면 당연히 대책 마련이 있어야 한다.

대구에는 43개 학교법인 소속 87개 중고등학교가 지역 전체 중등학생의 43% 교육를 맡아 사립학교의 교육 의존도가 매우 높은 실정이다. 학생수 감소에 따른 교원 및 행정직원의 정년보장 등의 문제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폐교 처분에 따른 재산상 문제도 검토될 문제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러한 사립중고등학교에 까지 뻗친 저출산 학령인구 감소 문제를 우리사회가 어떻게 받아 들이냐는 것이다. 새로운 지방자치 시대를 여는 시점에서 우리지역 지도자들이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역의 미래를 위해 더 많이 심사숙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