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주 영

가창골 깊은 숲 속에서 울었다

당신과 나 이렇게 먼 거리를 두고

뼈마디 녹이는 그리움으로

어두운 골짜기에 모가지를 떨구고

흐느끼고 있는지

스산한 바람 끝으로 다가와

아무 말 없이 잠시 머물다 가는 당신은

내 발 목 묶어둔 채

저만치 물러서고 있어야만 하는지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뼈마디 녹이는 그리움을 동반한다. 그 한 사람의 부재에 따른 슬픔과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다. 어두운 골짜기에 모가지를 떨구고, 흐느끼고, 끝내는 발목 묶어 두고 그리움을 깊게 만들어가는 것이다. 절절한 사랑의 시가 아닐 수 없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