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경북을 놓고 벌이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경쟁이 `보수 정체성 재정립` 등 노선 경쟁으로 변화될 조짐이다. `우(右)클릭`의 자유한국당과 `좌(左)클릭`의 바른정당이 사실상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의 민심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되고 있다.

한국당
혁신위원 대부분 강성우파
“좌클릭으로는 혁신 못해”

바른당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
한국당과 차별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우파 정체성의 재확립을 통한 가치 정당으로 탈바꿈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이를 위해 뉴라이트연구연합 공동대표와 박정희연구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극우 성향의 류석춘 연세대 교수를 혁신위원장에 임명했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듯 류 위원장은 혁신위원 대부분을 보수 성향이 강한 인물로 구성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대리인으로 활동했던 황성욱 변호사를 비롯해, “문재인 정부가 국가안보와 자유시장 경제원칙에 역행하는 정책을 남발한다”고 했던 여명 전 자유경제원 연구원,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 조성환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혁신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따라, 정치권 안팎에서는 “한국당이 기존 정책 기조에서 좌클릭하는 방법으로 정치적 외연을 넓히기 보다 우파의 가치 정립에 무게를 실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 위원장은 “우파는 여당일 때나 야당일 때나 늘 좌클릭 방식으로 혁신하려 했다”며 “영국의 대처, 미국의 레이건 등 신보수주의가 성공한 것은 오히려 더 철저한 우파를 하자며 혁신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파의 가치를 재정립한 이후에 외연은 얼마든지 확대할 수 있다”며 “일각에서 `극우화 논란`을 제기하고 있지만 이에 괘념치 않고 한국당만의 `신보수주의` 가치를 정립하는 게 우선이다. 내부 혁신과 함께 뚜렷하고 선명한 보수야당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바른정당은 `따뜻한 보수` 등을 내세우며 `좌클릭`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생정당으로 당원을 불리기 위해 외연을 넓히기 위한 목적이다. 또 보수 주도권 경쟁 관계인 한국당과의 거리두기가 시급하다는 판단도 있다. 당 지도부가 `한국당=낡은 보수`로 규정하고, 자강론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따뜻한 보수`라는 캐치프레이즈처럼 바른정당이 추구하는 보수는 과거 새누리당에 비하면 한참 왼편에 있다. 유승민 의원이 대선 후보 시절 내세운 경제, 사회 공약을 뜯어봐도 문재인 정부 못지 않은 경제민주화, 복지 정책들이 수두룩하다.

대신 안보만큼은 정통 보수를 주장한다는 방침이다. 사드 배치는 물론 대북 문제와 관련해서는 바른정당은 정부를 상대로 한국당처럼 강공 모드로 일관하고 있다.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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