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업체, 2교대 근무 피하려 야간운행 단축 등 `꼼수`
1일 12~15시간 운행 `과로` 유발… 시민불편까지 초래
市 공무원 “휴식시간 아닌 운전시간 기준 돼야” 지적

안동시 교통행정의 전문가인 한 공무원이 시내버스 공영제 도입을 주장하고 나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안동시는 최근까지 `막차 단축 논란`<본지 6월13일 4면 등 보도>으로 혼란을 초래해 시민들로부터 안동의 대중교통 시계는 거꾸로 간다는 지적을 받아온 터여서 시내버스 공영제 도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2일 교통행정 전문가인 공무원 A씨에 따르면 현재 안동지역 운수업자들은 비수익노선과 야간운행을 단축해 2교대 근무를 회피하는 등 시민들의 교통편의나 안전보다 자사 이윤만 늘리는데 골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광역시 이상의 대도시는 모두 2교대근무를 시행하고 있으나 재정이 열악한 중소도시 대부분은 2~3일씩 하루 종일 근무하고 1일 휴식하는 방식으로 1일 15~18시간, 평균 12~15시간이나 운행하는 실정이다.

안동지역 역시 8시간 휴식제도조차 지키기 힘든 상황이다. 밤 10시 이내에 운행을 종료해야 다음날 아침 6시부터 운행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11시~12시에 끝나는 심야운행을 할 수가 없다.

이에 따라 최소한 심야운행 기사는 2교대근무를 해야 한다는 취지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개정했으나, 운수업자들은 2교대에 필요한 인력충원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오히려 기존 야간운행 시간을 단축하거나 아침 출발시간을 지연시키는 계략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러한 민간운수업체의 횡포를 막고 안전하고 편리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공영버스 운행을 적극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전국 대부분의 광역시에서 운행 중인 준공영제는 공영제와 같은 수준으로 적자보전 재정지원을 하면서도 노선소유권과 기업경영권을 민간운수업체가 가지고 있어 승객들의 불편민원을 해결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지하철이나 철도처럼 완전공영제로 전환하고 버스기사 2교대근무를 실시해 친절과 안전 운행을 담보하는 것은 물론 오·벽지마을까지 실수요에 따른 노선조정 운행으로 주민들이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남 신안군의 경우 2007년부터 버스공영제를 시행, 14개 버스회사를 인수하고 65세 이상 주민들이 무상으로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또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의 여러 도시, 미국 뉴욕, 캐나다 토론토 등에서도 버스공영제와 무상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과 유럽의 EU국가들의 버스운전 시간은 1일 9시간 이내 1주 40시간 이내이고, 미국의 경우 1일 10시간 까지만 운행할 수 있다. 여기에다 운전기사와 같이 버스차량도 타코미터로 측정해 일정거리 이상은 운행할 수 없는가 하면 장거리 여행객들도 다른 운전기사와 다른 차량으로 바꿔 타야한다.

따라서 버스기사 2교대근무는 더 이상 운수업자들의 선택이나 노사협상의 대상이 아닌 대중교통의 필수 조건이다.

안동시 교통행정과 한 공무원은 “버스운전의 기준은 몇 시간을 휴식하느냐가 아니라 몇 시간을 운전하느냐가 우선돼야 버스기사뿐 아니라 시민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기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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