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1박2일 투어
`보수단체, 막말에 욕설
젊은층은 지지 반응

▲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가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전병억 생가보존위원장에게 악수를 청했지만, “대통령 구속시켜 놓고 여기가 어디라고 와”라는 소리에 머쓱해하며 발길을 돌리고 있다. /김락현 기자

대구와 경북에서 `1박2일 투어`를 진행한 바른정당이 `혼쭐`이 났다.

지난 19일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와 주호영(대구 수성을) 원내대표, 유승민(대구 동구을) 의원 등이 방문했던 대구 동성로에서는 `보수단체의 야유`를 받았고 20일 방문한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는 `반대 시위`를 겪어야 했다.

바른정당은 행사장 곳곳마다 이러한 반대시위자로 인해 애를 먹었다. 경찰은 이들의 충돌을 막기 위해 바리케이드까지 쳤으나 험악한 광경은 여러 차례 연출됐다.

지역 정가는 “이혜훈 대표 등 신임 지도부가 출범하면서, `대구·경북 보수적자 논쟁`을 시작했지만, 첫 단추부터 비판에 부딪힌 셈”이라는 분위기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에서는 차량에서 하차하는 것부터가 곤욕이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 앞에는 오전 10시부터 보수단체 회원 30여 명이 태극기를 들고 집회를 이어가고 있었다.

오후 5시 10분께 이혜훈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생가보존회장을 만나려 했으나. “대통령 배신 한 x가 어디를 와?”라는 욕설을 들어야만 했다. 이혜훈 대표 등 바른정당 지도부가 생가에 머문 시간은 채 5분도 되지 못했다.

집회에 참석한 A씨는 “여기는 박근혜 대통령님의 아버지 생가다”면서 “양심이 있다면 이곳에 올 생각을 할 수 없다. 배신자들은 응분의 대가를 치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전날인 19일 대구 동성로에 도착한 바른정당 지도부는 이곳저곳의 야유를 직면해야 했다. 한손에 태극기를, 다른 한손엔 원색적으로 바른정당을 비판하는 팻말을 쥔 노인들은 이구동성으로 “배신자들 죄받을 끼다. 고마 대구를 떠나고 자폭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젊은층의 인식은 조금 달랐다. 바른정당 지도부 방문 소식에 동성로를 찾은 30대인 A씨는 “정체된 보수인 자유한국당에 비해, 개혁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바른정당에 눈길이 가는 것 같다”고 했다.

치맥페스티벌이 벌어진 대구 두류공원에서 만난 20대 B씨는 “보수나 진보나 차이를 찍어서 이야기할 수는 없다”면서도 “바른정당의 행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대구와 경북 민심에 대해 바른정당 권오을 경북도당위원장은 “걱정과 기대, 그리고 관심이 섞여 있었다. 원망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태극기 부대 등이 대구에서부터 경북까지 동선을 따라 다니는 등 쓴소리를 하신 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심정을 이해한다”면서 “그래도 바른정당에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혜훈 대표는 `바른정당에 대해 알아봐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치열한 지지율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 14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공개한 정당지지율을 보면, 대구·경북 지역의 정당지지율은 민주당이 33%로 1위를 기록했다. 바른정당과 한국당의 지지율은 17%로 동률을 기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순원·김락현기자

    박순원·김락현기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