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군 하빈면 대구교도소 이전부지에서 6만년 전 구석기시대 유물로 추정되는 문화재가 다량으로 발견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에 발굴된 매장문화재는 국내 최초의 구석기 생활유적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발굴 작업에 참여한 동국문화재연구소는 이번에 발굴된 대구교도소 이전부지 내 매장문화재는 “6만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중기 구석기와 4만년 전 이른 후기 구석기 시대가 함께 공존한 유물들로 보인다”며 그동안 대구지역에서 확인된 가장 오래된 구석기 유적인 1만5천년 전의 대구 월성동 유적보다 수만 년을 앞서는 유적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에 발견 된 유물 150여 점에 대해 “국내 최초로 확인되는 구석기인의 생활유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확인해 주었다. 그 이유로 한 웅덩이에서 50점 이상의 유물이 출토돼 구석기 유물을 만든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웅덩이를 조성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했다.

그러나 보도에 따르면 공사를 계속 진행시켜야 할 법무부 산하 교정본부의 입장 때문에 문화재 발굴작업이 서둘러 마무리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문화재 작업이 대대적으로 진행될 경우 대구교도소 이전작업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문화재 발굴 현장에서 빚어지는 `보존과 개발의 문제`는 그동안 수도 없이 반복되는 논란거리였다는 것도 잘 안다.

대구교도소 이전부지에서 발굴된 문화재가 좀 더 시간을 갖고 정밀한 조사가 있어야 할 이유는 몇가지 있어 보인다. 우선 국내 최초의 구석기 생활양식을 연구할 유물이 다량으로 발굴된 점이다. 목탄요, 기와가마, 구상유구, 몸돌, 단면찍개 등 후기 구석기시대 유물의 특징을 잘 나타내는 다양한 종류의 유물들이 출토된 것이다. 학술적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학계는 진단했다. 그리고 대구의 역사가 수만년 전으로 앞당겨지는 획기적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대구시와 달성군도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문화재의 가치 평가가 중앙적 관점에서 향토사 관점으로 바뀌는 시대적 흐름도 감안해야 한다는 뜻이다. 대구시는 때마침 대구시립박물관 건립을 계획하고 있어 우리지역 역사 보존에 더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한다. 곳곳에 산재한 우리고장 문화재 수집과 개발에 대한 배전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개발이란 이유로 우리의 중요한 문화유적이 가볍게 덮여 버린다면 그보다 후회스런 일도 없을 것이다.

교정본부도 대구교도소가 보안시설이라는 이유로 쉬쉬하는 것보다는 당당히 절차를 지키는 자세가 중요하다. 유물 발굴에 따른 공개적 현장설명회 개최 등 절차를 지켜 우리의 문화재가 제대로 발굴되고 보존되는 풍토를 만들어 가는데 협조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 문화재를 사랑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