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동 례

물들어간다는 것은

마음 열어 주변과 섞인다는 뜻이다

섞인다는 것은

저마다의 색을 풀어 닮아간다는 것

이니

찬바람이 불 때마다

밀었다당겼다 밀었다당겼다

닫힌 마음이 열릴 때까지

서로의 체온을 맞춰가는 것이다

태양이 어둠을 받아들이는 것도

봄꽃이 사람들을 밖으로 불러내는

것도

마음이 닮아가는 것이고

마음이 닮았다는 것은 편하다는

것이고

편하다는 것은

너와 내가 하나가 되어간다는

것이다

네가 아프면 곧 내가 아프다는

것이다

자신을 들여다보며 남들과 소통하지 못하고 자신을 단단히 가둬뒀던 시간들에 대한 성찰이 나타난 시다. 인생은 관계의 연속이 아닐까. 도처에 있는 너는 나이고 하나였던 나는 수많은 너라는 것이다. 이러한 깨달음으로 주변과 화해하고 소통하며 아름다운 관계를 이뤄가고자하는 시인의 진솔한 육성을 듣는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