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동 현

제 살갗 비비며 우는 바다

바다는 제 몸 닿는 곳이면 언제든 운다

미친 듯이 운다

가끔은 훌쩍거리지만

늘상 그리움 못 견뎌

제 살 물어뜯으며 운다

샛바람같이 운다

지나치는 바람엔

객기일 뿐이라고

칭얼거리면서 신음하듯 운다

퍼렇게 멍든 바다의 상처는 얼마나 깊을까

파도 한 움쿰 손에 담아 본다

멍든 자국은 보이질 않는다

바다는 하늘을 너무 닮아

상처를 삭이면서 우나 보다

유리알같이 투명한 바다

그래서 바다는 이유 없이도 우는가 보다

가만히 바다의 소리에 귀 기울여 처연히 울고 있는 바다의 울음소리를 건져올리는 시인의 간절함을 본다. 듣는 사람에 따라 달리 들려오는 물 치는 소리지만 시인은 퍼렇게 멍든 바다의 상처에 집중하고 있음을 본다. 그것은 한 세상 살아오느라 멍들고 상처 입은 자신의 모습과 자신의 울음소리인지도 모른다. 시인이 깊고 따스한 서정에 가 닿아있음을 느낀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