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독립유공자 집단 묘역인 대구 신암선열공원(대구시 동구)의 국립묘지 승격을 위한 법안 발의가 있었다. 자유한국당 정종섭(대구 동구갑)·정태옥 의원(대구 북구갑)은 신암선열공원의 국립묘지 지정을 위한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법안 발의에는 자유한국당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바른정당 등 대구경북지역 국회의원 25명 전원이 동참했다고 한다. 여야 정치권의 동참으로 국립묘지 승격추진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희망적 전망도 나온다. 늦은 감은 있으나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라 본다.

대구 신암선열공원은 국내 유일의 최대규모 독립유공자 집단묘역이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을 모시고 있다. 전체 면적은 3만6천800㎡다. 이곳에는 현재 건국훈장 독립장(1기), 애국장(12기), 애족장(33기) 등 모두 52기가 모셔져 있다. 안장된 선열은 1955년 대구시 남구 대명동 일대에 흩어져 있던 애국지사들의 묘소를 이장한 것이다. 관리는 대구시가 맡고 있다.

신암선열공원의 국립묘지 승격에 여야 정치권이 힘을 모으기로 한 점을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구신암선열공원의 성역화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 했다는 의미다. 선열공원의 위상을 제고하고 독립유공자에 대한 합리적 예우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로 사망한 사람은 국립묘지 안장대상자로 규정하고 있다. 그동안 국가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던 우리지역 선열에 대한 예우를 정치권이 바로 찾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대구시가 관리하면서 애로를 겪었던 예산문제 등도 국립화를 통해 안정적인 관리를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애국선열에 대한 예우가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치 않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아낌없이 던진 그들의 숭고한 정신은 후손 대대로 기려져야 할 우리의 훌륭한 교육적 자산이다. 특히 요즘처럼 물질적 풍요 속에 자칫 해이해지기 쉬운 애국애족의 정신을 고취하는 장소로 묘역의 성역화는 절실하다. 지금도 이곳은 많은 학생들이 찾아와 순국선열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는 교육 체험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신암선열공원의 국립묘지 승격은 늦은 감이 없지는 않다. 그렇지만 이번 법안발의가 성사된다면 순국선열들의 영혼이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것이다. 차제에 지난해부터 벌여온 2·28민주운동의 국가기념일 지정도 좋은 결과를 얻어냈으면 한다. 4·19운동의 도화선이 됐다는 역사적 평가만으로도 기념일 지정은 당연하다. 정치권의 단합된 힘이 또 한번 필요한 일이다. 우리 선조들의 고귀한 정신을 잘 받드는 것이 애국의 길이며, 대구시민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