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수 우

수 십 년 모래와 싸워 삽십 센티 자란 풀덤불 하나

귀입니다

덤불을 안고 끝없이 가야하는 모래톱도

바늘집 뒤지며 살아가는 전갈도 사막여우도

귀, 귀입니다

그래서 수만 년 전 얘기가 잘 들립니다

수만 년 후 목소리도 잘 들립니다

모래는 쪼개짐을 반복해 모래로 남고 그 모래들이 펼쳐져서 사막이 되는 것이다. 시인은 이러한 무한의 시간을 청각의 파동으로 표현하고 있음을 본다. 소멸과 생성의 과정은 자연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무수한 사물과 자연의 세계가 이러한 과정 속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