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찬<br /><br />김천대 교수
▲ 김동찬 김천대 교수

쥐도 웃는다는 것을 아는가? 과학자들은 쥐가 간지럼 태우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설치류의 두뇌가 어떻게 기쁜 감정을 만들어 내는지는 몰랐다. 쥐는 초음파로 웃기 때문에 사람이 직접 웃음 소리를 들을 수는 없다. 베를린 대학 심페이 이시야마 연구팀의 최근 연구 보고에 의하면, 쥐들은 자발적으로 뛰기도 하고 연구자의 손을 쫓아가며 더 간질여 달라고 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 즐거운 반응은 두뇌의 특정 부분에 위치한 체지각(somatosensory) 피질이라고 불리는 신경세포에서 생성되는 것으로 본다. 간지럼에는 많은 요소가 작용하는 것을 발견한 연구팀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쥐도 개성을 가지고 있어 어떤 쥐는 많이 간지럼을 타고 어떤 쥐는 수줍은 경우도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게다가 기분이 나쁠 경우에는 간지럼이 효과가 없는 것도 볼 수 있었다. 걱정이나 스트레스는 간지럼 정도를 낮추는데, 촉각 피질의 중앙에 바로 전해지는 자극에도 스트레스를 받는 쥐의 반응은 낮았다. 이 연구는 체지각 피질을 자극하면 간지럼과 웃음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최초로 보인 것이다.

웃음은 뇌하수체에서 모르핀보다 200배나 효과가 강하다는 엔돌핀이나 엔케팔린 같은 자연 진통제를 증가시켜 근심과 걱정을 감소시키고 기분을 좋게 한다. 또한 부신에서 통증과 신경통과 같은 염증을 낫게 하는 항체 면역 글로블린 A를 증가시킨다. 웃음은 스트레스와 분노, 긴장 완화를 유도하여 심장마비를 예방한다. 그리고 박장대소는 가슴과 위장, 어깨 주위의 상체 근육이 운동을 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는다. 3~4분 정도의 웃음은 맥박을 배로 증가시키고 혈액에 더 많은 산소를 공급한다. 1999년부터 2년간 과학 저널 `뉴사이언티스트`는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이 어느 정도인지를 조사하는 실험을 했다. 79개국 사람들에게 “당신은 얼마나 행복하냐?”고 물은 것이다. 그런데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인들이 `국민으로서`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멕시코가 2위, 베네수엘라가 3위, 엘살바도르와 푸에르토리코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선진국들은 뉴질랜드 15위, 미국 16위, 호주 20위, 영국 24위로 중상위권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동아시아 나라들 중에는 인도와 방글라데시 국민들이 상대적으로 행복감을 더 느낀다고 조사되었다. 무엇이 그들에게 행복을 느끼게 한 것일까? 그들의 대답은 한결같이 비록 가진 것 없고 배는 고파도 웃고 살 수 있으니 행복하다는 것이었다. 웃음이 곧 희망임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우리가 보통 70 평생을 산다고 한다. 이 70 평생을 여러 가지 시간으로 나누어보면, 70년 중 23년은 자는 시간이다. 그리고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 시간은 26년이다. 그리고 화장실에 앉아있는 시간이 1년이며, 거울 보고 화장하는 시간이 1년 6개월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차를 타든 비행기를 타든 배를 타든 평생에 걸쳐 이동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6년이고, 약속 장소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며 보내는 시간이 3년이나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평생 웃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하루에 열 번을 웃는다고 해도 고작 40일에 불과하다고 한다. 웃는 시간이 너무 적지 않은가? 화장실에 앉아 있는 시간도 1년씩이나 되는데 이 중요한 웃음은 겨우 40일이라니! 최소한 화장실에 앉아있는 시간만큼이라도 우리가 웃어야 되지 않겠는가 말이다. 웃음의 시간을 더욱 더 늘려야 한다. 지금보다 열 배, 스무 배는 더 웃고 살아야 한다. 남들이 볼 때 “저 사람 참 잘 웃어, 뭐가 저리 좋을까?”하는 소리를 들을지라도 우린 더욱 더 싱글벙글 웃고 살아야 한다. 웃음 속에서 희망이 싹트고, 웃다보면 진짜로 웃을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