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하 해

그녀를 실은 바람은 파도를 놓기 시작한다 파도가 해시시 곤두박질치는 동안 그녀가 오므려 발부터 씻는다 불길하게 따라왔을 발목이 붉다 맨손으로 제안에 것 샅샅이 문지르는 일, 뜨물이 된 물은 서해로 흘러 쌓였을 때 이승은 화창하고 경쾌해야 했다 그녀가 다 씻김으로 흔적은 절정 중이어서 하얗게 여문 소금을 모으는 한 남자가 있다 뜨겁고 매끄러운 살을 혀로 감탄하는 어느 염부의 뻘밭 같은 생애가 드디어 달처럼 올라

서해 염전이 있는 바닷물에 발을 담그는 여인을 짠 바닷바람이 스치고 있다. 시인의 시선은 소금을 모으는 염전 염부의 힘겨운 노동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바닷물이 햇빛과 뜨겁게 만나 끝내 여문 소금에 이르는 그 절정의 시간을 놓치지 않고 있음을 본다. 그 절정의 순간 하얀 결정체에 이른 소금을 보며 뻘밭 같은 생애가 달처럼 떠오르는 희열을 함께 보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