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프로듀스 101` 시즌2서 화제… “탈락 아쉽지만… 감사한 시간”

박성우(29)는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에서 최연장자이자 `군필` 연습생이었다.

현빈, 송중기, 여진구, 이준기 등 여러 스타의 인상이 얼핏 비치는 `꽃미남` 외모도 한몫했지만, 그가 이 프로그램에서 `까치발 청년`으로 화제가 된 것은 한 팬의 영상 덕이었다.

신장 183㎝로 연습생 중 맨 뒷줄에 서 있던 그가 까치발을 들고 환하게 웃는 모습을 한 팬이 찍었고, 프로그램 시작과 함께 `까치발 청년`이란 캐릭터를 얻었다. 그러나 최종 순위 37등으로 탈락해 그를 지지하던 `국민 프로듀서`들의 아쉬움을 샀다.

최근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서 만난 박성우는 “카메라로 저를 찍고 있는 분이 계시길래 인사하려는 순간 맨 뒤에 서서 까치발을 들고 있는 제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고 기억했다.

가수 김현정이 대표인 힘엔터테인먼트 연습생인 그는 사실 가수보다는 배우로서의 진로를 고려했다. `고열` 등 단편영화에 출연했고 현대카드, 이니스프리, 일본 관광국 등의 광고를 찍은 이력도 있다.

그 때문에 아이돌 그룹 멤버를 뽑는 `프로듀스 101` 출연은 스스로에게도 도전이었다.

첫회 평가에서 그는 비의 `널 붙잡을 노래`를 부르며 `복근 퍼포먼스`를 선보였지만 F등급을 받았다.

그는 “몸이 굳어버릴 것처럼 긴장했다”며 “연습실에서 혼자 하다가 그런 무대에서 처음 선보인 것이다. F등급을 받았지만 트레이너 선생님들이 많이 배우면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셨다”고 말했다.

`널 붙잡을 노래`에 이어 `나야 나`를 연습할 때는 “산 넘어 산이었다”고 한다.

“가사 한마디에 동작이 바뀌어 연습하는데 하루를 다 보냈어요. 전날 밤을 새우고 다음 날 아침에 춤을 추니 알던 것도 기억이 안 났죠. 나중에 보니 `내가 저렇게 췄구나` 싶어 민망했어요. 하하.”

스스로도 몇 년씩 전문적으로 춤 연습을 한 친구들과 경쟁하다 보니 실력 면에서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는 “마음처럼 따라가지 못해 한 번에 확 늘지 못하니 잠을 줄여 연습했다”며 “합숙을 마칠 때마다 집에 안 가고 소속사에서 개인 레슨을 받았다. 팀 전체에 누가 되지 않도록 잘 따라갈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포지션 평가인 `셰이프 오브 유`(Shape Of You) 때는 정말 잘하고 싶다는 생각에 악착같이 했다”고 돌아봤다.

노력 덕인지 그는 `셰이프 오브 유`에서는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콘셉트 평가를 앞두고 `열어줘` 팀에서 연습하던 그는 2차 순위 발표에서 37등을 차지해 방출됐다.

그는 “`열어줘` 안무가 멋있고 모두 열심히 해 제가 무대에 올랐다면 어떤 모습이었을지 궁금했다”며 “운이 좋아 초반 관심을 받았지만 부족했던 것 같다. 발표 순간에는 제가 탈락한 것보다 모두 간절한 친구들이란 것을 알아서 마음이 무척 아팠다. 그때 차마 울진 못했는데 다른 친구들이 눈물을 보여 심호흡을 해야 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발전하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 아쉬움은 있지만 나이 어린 연습생들과 부대끼며 도전한 시간은 두고두고 감사한 시간이라고 했다.

“잘 섞이지 못할까 걱정했는데 배워야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여니 동생들도 `치발이 형`이라고 부르며 다가와 줬어요. 제가 나이가 많다고 존중받기 전에 동생들이 경험에서 앞서 있어 존중할 수밖에 없었죠. 경쟁하는 프로그램인데도 임영민, 이우진, 김동현, 정세운, 켄타 등 동료들이 도와줘 무리 없이 적응했어요.”

다른 화제의 연습생들처럼 그도 이미 드라마, 광고 등 다양한 분야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웹드라마 `전지적 짝사랑 시점 시즌 3.5`에 주연으로 캐스팅돼 7월 촬영을 시작한다.

그는 “스타는 되고 싶다고 되는 것이 아니란 것을 안다”며 “스타가 되고 싶다기보다 가슴 뛰는 일이기 때문에 하고 싶은 것이다.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니 훗날 후회하고 싶지도 않다. 인정받고 성공하면 좋지만, 그것만 목표로 하면 감당하지 못할 것 같다. 주어진 일을 즐겁게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포부는 분명했다.

“이승기 선배님이 노래, 연기도 하고 MC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시잖아요. 저도 이승기 선배님 같은 엔터테이너가 되는 것이 꿈이에요.” /연합뉴스